후배 가수들이 본 배철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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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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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만 들려주고 이야기한다.’ ‘안 들어본 음악은 절대 틀지 않는다.’ 배철수 씨가 20년간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면서 세운 원칙이다. 그는 매일 오후 8시에 끝나는 방송 때문에 지난 20년간 오후 9시나 되어서야 식사를 했다고 한다. 술 담배는 오래전에 끊었고 외부와의 저녁약속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아는 것만 들려주고 이야기한다.’ ‘안 들어본 음악은 절대 틀지 않는다.’ 배철수 씨가 20년간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면서 세운 원칙이다. 그는 매일 오후 8시에 끝나는 방송 때문에 지난 20년간 오후 9시나 되어서야 식사를 했다고 한다. 술 담배는 오래전에 끊었고 외부와의 저녁약속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6일 음악캠프 20주년 기념공연에는 자기 색깔이 분명한 젊은 가수들이 대거 나와 1200여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 앞에서 열띤 공연을 펼쳤다. 이날 공연은 배 씨를 따르는 후배들이 보내는 축하 공연이었다. 공연에 참가한 후배 3명에게 ‘선배 배철수’에 대해 물었다.

우선 그룹 ‘장기하와 얼굴들’의 리더 장기하 씨(28)는 ‘음악캠프’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고 한다. “배 선배는 위선적이지도, 위악적이지도 않을 것 같다고 예전부터 생각했었는데, 만나 보니 예상했던 이미지와 똑같았다.” 그는 배 씨를 “개인적으로 한국어로 노래하는 분들 중에 가장 좋아하는 분”이라면서 “한국어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노래를 하셨다. 한국어 자체가 가진 운율을 굉장히 잘 살렸다. 가사를 멜로디에 끼워 맞추지도 않았다. 그런 점들을 배우고 싶다” 고 말했다. 장 씨는 “지금은 활동을 안 하시는데도 보컬리스트로서 배 선배의 의미가 현재진행형인 것은 노래도 말같이 하고, 말도 노래같이 하시는 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1992년 데뷔한 가수 강산에 씨(45)는 배 씨가 ‘아끼는 후배’라고 말하는 사람. 그 역시 ‘음악캠프’에서 배 씨를 처음 만났다. 그는 “철수 형은 ‘인생이 이렇다’고 가르치려 하기보다는 후배들이 배울 수 있는 삶을 살면서 귀감이 되는 선배”라고 했다. “한 분야에서 꾸준히 자기 나름대로의 색깔을 지켜가는 형의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느낀다. 자주 만나진 못하지만 언제든지 부담 없이 연락하고 만날 수 있는 편한 선배다.”

가수 윤도현 씨(38)는 ‘약속을 정말 잘 지키는 선배’라고 했다. 며칠 전에도 식사약속을 했는데 15분 전에 도착해 있더라는 것이다. “배 선배님은 나이를 떠나 영혼이 언제나 젊다. 늘 싱그럽고 싱싱하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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