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박태환, 부진 탈출 해법은?

  • 입력 2009년 7월 29일 17시 38분


‘한국 수영의 대들보’ 박태환(20.단국대)이 2009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2009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예선탈락)와 200m(준결선 탈락)에서 개인 최고 기록에도 한참 모자라는 저조한 성적을 낸 박태환은 오는 8월 1일(한국시간) 마지막 종목인 자유형 1,500m에 출전한다.

현재 박태환은 큰 충격에 빠진 상태. 자신의 텃밭인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2008 베이징올림픽 때의 영광을 이어가지 못했다. 재현은커녕 경쟁자들의 급성장으로 다시 세계 수영계의 밖으로 밀려나는 느낌이다.

특히 곪을대로 곪았던 내부 갈등이 폭발하면서 심리적으로도 흔들리고 있다. 박태환은 베이징올림픽 이후 손을 잡았던 SK텔레콤 전담팀과 노민상 감독이 이끄는 경영국가대표팀 사이에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제대로 된 전담코치가 없었다는 점도 어린 박태환에게 혼란을 야기시켰다.

화보 촬영 논란도 있었다. 박태환은 큰 대회를 앞두고 조금 더 여유 있게 시차적응을 하기 위해 다른 경영국가대표 선수들보다 이틀 먼저 움직였던 것이었지만, 외국계 의류업체 C사와 패션 잡지 N사의 관계자도 함께 떠나 화보 촬영 파문이 일었다. 그러나 일파만파로 퍼진 일은 “화보 촬영은 없었다”는 박태환의 적극 해명으로 일단락 됐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짐을 지고 훈련해온 박태환이 부진을 탈출할 수 있는 해법은 있는 것일까.

#. 심리적 안정이 최우선

박태환은 몸도 지쳤고 마음도 지쳤다. 경기 후 휴식 부족으로 인한 페이스 조절 실패가 패인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가장 먼저 다잡아야 할 것은 정신력이다. 수많은 악재에 휘둘리다보니 수영에 집중할 수 없었다. 박태환은 200m 결선진출 실패 후 “1500m 출전도 포기하려 했다”고 말했을 만큼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1500m에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 안에 정신적인 혼란에서 벗어나야 한다.

#.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직 대회는 끝나지 않았다. 최근 강한 애착을 보였던 장거리 1500m가 남아 있다. 비록 단거리 수성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두 차례 미국 전지훈련을 통해 기량을 향상시킨 1500m에서 좋은 기록을 낸다면 ‘절반의 성공’은 이루게 된다.

세계기록과 격차가 있기는 하나 해볼만 하다. 이를 악물고 덤빈다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세운 자신의 최고기록 14분55초03은 물론, 아시아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장린(중국)의 올 시즌 최고기록(14분47초51·4월 중국선수권)에 근접할 수 있다.

14분50초대의 벽만 허문다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멜루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멜루리는 이번 대회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빠른 14분40초84의 기록을 가지고 있으나 올해 기록은 14분55초42로 4위에 머물러 있다. 14분50초대 초반을 한계점으로 잡는다면, 충분히 메달 획득도 노릴 수 있다.

# 승부는 초반 레이스에서…

박태환이 200, 400m에서 좌절했던 원인은 스피드 부족과 페이스 조절 실패였다. 출발은 좋았지만 파워가 부족해 초반부터 밀리는 모습이었다. 박태환이 뒷심이 강한 선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초반부터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 승부를 뒤집기 쉽지 않다.

장거리인 1500m라고 하더라도 초반부터 밀려난다면 막판에 승부를 내기 어렵다. 초반을 앞서는 선수가 경기를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

동아닷컴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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