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701>政者는 正也이니 子帥以正이면…

  • 입력 2009년 7월 29일 02시 59분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이다. 간명한 定義(정의) 속에 웅변을 담은 이 정치론은 ‘논어’ ‘顔淵(안연)’편에 나온다. 공자에게 魯(노)나라 대부 季康子(계강자)가 정치의 要諦(요체)를 묻자, 공자는 위와 같이 대답했다. 계강자는 季孫氏(계손씨)로, 이름은 肥(비)이다. 康은 諡號(시호)다. 공자의 만년에 아버지 季桓子(계환자)의 뒤를 이어 정권을 잡았다.

‘政者, 正也’는 ‘a(者), A也’의 구문으로, 한 개념을 定義하는 형식이다. 피정의항인 政과 정의항인 正은 발음상 유사하다. 발음이 같은 단어로 한 개념을 정의하는 방식을 聲訓(성훈)이라 한다. 子帥以正의 子는 이인칭, 帥(솔)은 率(솔)이며, 以는 수단이나 방법을 나타내는 介詞(개사)다. 이때 帥은 率先(솔선)이나 引率(인솔)로 풀이한다. 孰敢不正은 아무도 감히 不正을 저지르지 못한다는 뜻을 담은 反語法(반어법)의 표현이다. 孰은 의문대명사다.

帥을 率先으로 본다면, 이 章은 ‘爲政’편에서 공자가 계강자에게 率先垂範(솔선수범)을 강조한 뜻과 통한다. 공자는 말했다. “윗사람이 莊重(장중)한 태도로 대하면 백성들도 저절로 존경할 것이고, 윗사람이 부모에게 효도하고 백성을 사랑하면 백성들도 자연히 충성할 것이다. 윗사람이 훌륭한 사람을 등용하고 재능 없는 사람을 가르친다면 백성들도 선행을 서로 권할 것이다.” 이것은 당시의 대부들이 邑(읍)을 占奪(점탈)하고 군주를 背叛(배반)하여 不正을 저지르고 있는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기도 하다.

漢나라의 董仲舒(동중서)나 남송의 주자는 “군주는 스스로의 마음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념적이라고 무시할 수는 없다. 정치의 정당성을 어디서 찾겠는가? 나 자신의 正義로움에서 우선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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