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앙 마스터스 최종라운드] 아, 지긋지긋한 ‘에비앙 징크스’

  • 입력 2009년 7월 28일 08시 33분


태극자매, LPGA 4주연속우승 제동… 이미나 맹추격 불구 1타차 공동3위

알프스 정복에 나선 우리 선수들이 뒷심 부족으로 또 다시 눈물을 삼켰다. 유난히 한국 선수와 인연이 없는 에비앙의 악연이 질기기만 하다.

이미나(28·KTF)는 27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르뱅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파72·6344야드)에서 열린 미 LPGA 투어 에비앙 마스터스(총상금 325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몰아치는 선전을 펼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가 된 이미나는 공동 1위인 미야자토 아이(일본), 소피 구스타프슨(스웨덴)에 1타 뒤져 연장에 합류하지 못했다. 크리스티 커(미국)와 공동 3위에 만족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며 우승의 꿈을 키웠던 김인경(21·하나금융)도 뒷심이 아쉬웠다. 버디는 1개에 그치고, 보기 3개를 적어내 2타를 잃었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최나연(22·SK텔레콤)과 함께 공동 8위로 밀려났다. 김인경은 초반 7개 홀에서 버디 없이 파에 그친 게 아쉬웠다.

지난해 연장전에서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던 최나연은 이번 대회에서 한풀이에 나섰지만 3라운드부터 샷이 흔들리며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우리 선수들의 부진 속에 일본의 미야자토 아이는 소피 구스타프슨과 연장 접전 끝에 LPGA 투어 데뷔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일본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은 아이는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옆 벙커에 빠뜨렸지만 홀 1m 지점에 붙인 뒤 버디로 연결시켜, 파에 그친 구스타프슨을 제쳤다. 2006년 LPGA 데뷔한 지 4년 만에 거둔 첫 우승이다.

일본 여자골프를 평정하고 2005년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미야자토 아이는, 그러나 LPGA 투어에 올라와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7년 HSBC위민스 매치플레이에서 이선화(22·CJ)에게 패해 준우승한 게 최고 성적이다.

미야자토 아이의 우승은 일본여자골프의 부활을 예고한다.

2007년 일본에서 열린 LPGA투어 미즈노클래식에서 우에다 모모코가 우승을 차지한 이후 2년 만에 다시 LPGA 투어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4개 대회 연속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우리 선수들은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본에서 날아온 전미정(27·진로재팬)은 김송희(21)과 함께 9언더파 279타로 11위에 올랐고, 박세리(32)와 이지희(30·진로재팬)는 공동 13위(8언더파 280타)로 경기를 마쳤다.

일찍 경기를 마친 신지애(21·미래에셋)는 이날만 3타를 더 줄이면서 합계 6언더파 282타로 공동 20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크리스티 커(미국)가 공동 3위에 오르면서 상금랭킹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올해 말 LPGA 투어 진출을 계획 중인 서희경(23·하이트)은 이날 한꺼번에 3타를 줄이는 상승세로 합계 3언더파 283타를 기록, 공동 29위까지 상승했다. US여자오픈에 이어 LPGA 투어 2개 대회 연속 컷 통과다.

에비앙 정복에는 실패한 우리 선수들은 23일부터 영국 랭커셔 로열 리덤 골프장에서 열리는 브리티시여자오픈에 출전해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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