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륙때 귀 막히면 코-입 막고 침 삼키세요

  • 입력 2009년 7월 27일 02시 57분


비행기 탑승 때 귀가 멍해지면 이륙 시에는 그냥 침을 삼키고, 착륙 시에는 코와 귀를 막은 상태에서 침을 삼키면 증상이 어느 정도 사라진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비행기 탑승 때 귀가 멍해지면 이륙 시에는 그냥 침을 삼키고, 착륙 시에는 코와 귀를 막은 상태에서 침을 삼키면 증상이 어느 정도 사라진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이륙땐 그냥 침삼키면 뚫려

여름 휴가철 비행기를 탈 때 우리 신체 중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 중 하나가 귀다.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귀가 멍해지거나 심한 통증을 느낀다.

비행기를 탈 때 귀가 멍해지는 이유는 외부의 기압 변화에 우리 몸이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막 안쪽에 공기가 들어 있는 공간을 ‘중이’라고 하는데 ‘이관’을 통해 콧속과 연결되어 있다. 이관은 수시로 열리면서 고막 안쪽을 환기시키고 압력을 조절한다. 그런데 비행기가 갑자기 하강해 외부 압력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면 이관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여 귀가 멍해지는 것이다.

멍해진 귀를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 효과적인 방법은 이륙할 때와 착륙할 때에 따라 달라진다. 비행기가 이륙해 기압이 계속 상승할 때는 중이 내 기압이 점점 올라가므로 고막이 팽창하게 된다. 이때는 그냥 침을 삼켜서 중이에서 공기가 빠져나오게 해야 한다. 반면 비행기가 착륙할 때는 중이 내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므로 코와 입을 막은 상태에서 침을 삼켜 공기를 중이 내로 넣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껌을 씹거나 물을 마시는 것도 도움을 준다.

그러나 통로 구실을 하는 이관이 선천적으로 좁거나 감기 등으로 부어 있는 사람에게는 이런 방법들이 잘 통하지 않는다. 침을 여러 번 삼키거나 물을 많이 마셔도 이관으로 공기가 잘 소통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관이 선천적으로 너무 좁은 사람은 공기가 통하도록 고막에 조그마한 구멍을 뚫는 수술을 받으면 환기 능력이 좋아진다. 비행기 여행 전 미리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코나 목이 부었는지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기가 비행기 이착륙 시 갑자기 울거나 보챌 때는 모유나 분유를 먹이는 것이 좋다. 아기가 젖을 목으로 넘겨 삼키면서 이관이 잘 통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귀가 예민한 사람은 여름철 물놀이를 갔다가 귓병에 잘 걸린다. 덥고 습한 여름에 잘 번식하는 녹농균이 주요 원인인 급성 외이도염은 수영장에서 사용하는 염소 양으로는 잘 소독이 되지 않는다.

귓속을 후비면 미세한 상처를 통해 세균들이 쉽게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물에 들어가기 전후에는 귀를 파지 말아야 한다. 귀에 물이 들어가면 귀를 아래로 기울여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도록 하고 소독된 면봉을 살짝 갖다 대 물을 흡수시켜 준다. 계속 귀가 먹먹할 때에는 병원에서 흡입기를 사용해 빨아낸다.

(도움말=박문서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이비인후과 박문서 교수)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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