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형高 기숙사비 月10만원대로 낮춰라”

  • 입력 2009년 7월 25일 02시 57분


李대통령, 安교과에 지시… 일부선 “재원마련 쉽지않아”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농촌에서 고등학교를 나와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논술도 없고 시험도 없이 100% 면담만으로 대학에 가는 시대가 곧 올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농산어촌 기숙형 고교로 지정된 충북 괴산고를 찾아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 및 공교육 강화 방안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입시에서는 총 대입 정원의 6% 정도만 입학사정관 제도의 적용을 받지만 그 비율을 매년 빠르게 늘리겠다는 의미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지금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졸업하고 앞으로 사회에 나오는 시절에는 완전히 세상이 바뀔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일선 교육현장 방문은 3일 마이스터고 지정학교인 강원 원주정보공업고와 15일 서울 관악구 보육시설인 ‘하나어린이집’에 이어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다.

이 대통령은 특히 괴산고 방문길에 동행한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월 25만∼30만 원 수준인 기숙형 고교의 기숙사비 경감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정부의 ‘고교 다양화 300정책’ 중에서 수적으로 비중이 가장 큰 기숙형 고교(150개 예정)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기숙형 고교로 지정된 82곳은 이미 교과부, 교육청, 지자체의 예산 지원을 받고 있다. 괴산고의 경우 정원 120명 규모의 기숙사가 9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기숙사 시설비로 지난 한 해 교과부가 25억 원, 교육청이 6억2000만 원, 괴산군이 2억4600만 원을 지원했다. 올해부터 2012년까지 해마다 괴산군이 2억5000만 원, 교과부와 교육청이 각 8000만 원을 기숙사 운영비로 지원하도록 돼 있다. 모든 기숙형 고교가 이미 이런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기숙사비 경감을 위한 추가 재원 마련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기숙형 고교로 선정된 A고 관계자는 “월 30만 원으로 정한 기숙사비도 최소한의 숙식비를 따져 실비 수준에서 책정한 것”이라며 “기숙형 고교가 공립이다 보니 정부와 지자체가 아니면 돈을 조달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82곳의 기숙사 시설을 하는 데에만 3100억 원이 넘게 들었다. 앞으로 68곳을 더 선정하면 시설비 부담은 계속 늘어날 예정이다. 더욱이 현재 교육세 폐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중앙 정부가 예산을 전폭 지원하지 않는 이상 기숙사비를 10만 원대로 낮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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