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초중고교생 정신질환 철저히 관리하자

  • 입력 2009년 7월 24일 06시 53분


2005∼2009년 인천의 초중고교생 자살 현황을 보면 연도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매년 10명 내외의 학생이 자살하고 있다. 자살의 원인이 과거 가정불화, 신병, 이성문제에서 최근에는 성적비관, 폭력, 괴롭힘, 충동에 의한 자살로 변화되고 있다. 자살은 한 학생만의 문제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반 학생을 비롯해 전교 학생 등 주변 사람들에게 미치는 후유증이 크고 오래가기 쉽다.

자살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에는 보통 주변 사람들에게 자살 암시 등 여러 증세를 보인다. 이러한 자살 암시를 조기에 발견할 경우 자살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그래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자살과 연관이 있을 수 있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지난해 인천의 초중고교 학생을 대상으로 정신건강검사를 실시했고 위험군에 속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2차 검사를 받도록 했다. 2차 검사 결과에 따른 추후관리가 어떻게 되는가를 조사했더니 추후관리가 학교별로 많은 차이가 있고 제각각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인천시교육청의 학교별 추후관리 현황을 보면 가정통신문을 통해 부모에게 ‘정밀검사 요함’이라고 연락하거나, 담임 또는 상담교사가 상담하거나 지역정신보건센터에 의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은 학교생활과 가정생활 등이 연결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그 학생의 학교생활과 가정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사람들에게 학생 관리를 일방적으로 맡겨버리면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 즉 학생들의 학교생활과 가정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사람들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사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생의 정신건강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사람들에게 상담과 치료를 맡겨야 한다.

정신질환은 검사만 하고 나면 저절로 치료되는 것이 아니다. 검사는 상담과 치료를 위한 전 단계이므로 검사 결과 심각한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학생들이 발견되면 이들에게는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 정신건강 문제는 눈에 띄는 다른 질병과 달리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또 우리 정서상 정신문제를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이후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육체적 질병 못지않은 관심과 적기의 치료가 필요하다. 복잡한 다원적 가치관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사회 환경에서 점차 늘어가는 학생들의 정신건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교육청은 해당 학생 학부모는 물론이고 시유관기관과 공조해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노현경 인천시교육위원회 부의장 sommers202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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