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에듀에도 학력평가 문제 샜다

  • 입력 2009년 7월 24일 03시 00분


인쇄소-고교서 7차례 빼돌려
‘EBS 유출’ 직후도 사전입수

온라인 사교육업체인 비타에듀도 고1∼3학년 대상의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문제를 사전에 입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23일 비타에듀가 인쇄소와 고교에서 시험지를 7차례나 미리 입수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비타에듀는 2007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5차례에 걸쳐 시험 당일 오전 9시경 직원을 시험지를 인쇄하는 K 인쇄소에 보내 문제를 입수했다. 비타에듀는 특히 EBS 외주제작 PD의 시험지 유출 사건이 불거진 직후인 14일에도 서울 시내 U 인쇄소에서 퀵서비스로 시험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회사가 3월 11일에는 경기 평택시의 한 사립고교로 직원을 보내 문제지를 가져온 사실도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비타에듀 직원들은 시험지를 미리 입수해 문제 풀이 동영상을 제작한 것은 시인하지만 학생들에게 유출된 적은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시험지를 인쇄하고 포장해서 배송하는 업체가 각각 다르고, 단계마다 별다른 보안조치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은 봉투에 테이프만 붙였고, 경기도교육청은 봉투에 문제지를 그냥 담아서 배송하는 등 최소한의 보안조치도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문제지 배포 과정이 허술해 관련자들에게 처벌 법규를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무원 신분이 아닌 사람들끼리 시험 문제를 주고받았고, 봉투에 봉인도 없었기 때문에 대가나 학생들에게 사전에 유출한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마땅히 적용할 법규가 없다”고 말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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