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단독]백두산 호랑이 두만이는 애정불감증?

  • 입력 2009년 7월 22일 02시 55분


합방한 암컷 보고도 외면… 번식사업 물거품 위기

비아그라를 먹이고 호랑이의 교미 장면이 담긴 ‘야동(야한 동영상)’을 보여 줘도 실패해 ‘데릴사위제’까지 동원된 토종 백두산호랑이 번식사업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경기 포천시 국립수목원에 살다가 올 5월 새로운 배필을 만나기 위해 서울동물원에 데릴사위로 임대됐던 백두산호랑이 ‘두만’(사진)이는 20일 오후 독방에서 하품만 하고 있었다. 두만이는 2005년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기증한 백두산호랑이 한 쌍 가운데 수컷이다.

“두만아, 여기 봐야지. 이것 좀 먹어 보렴.” 사육사 정승영 씨(55)가 생닭을 들고 유혹했지만 시큰둥한 표정만 짓던 두만이는 아예 잠을 청했다. 옆방에서 호랑이 한 쌍이 ‘진한 애정행각’을 벌이는데도 두만이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두만이보다 먼저 국내로 들여왔던 선배 수컷은 비아그라까지 복용했지만 교미에 실패했다. 두만이 역시 같이 들여온 암컷 ‘압록’이와 합방을 시켜 봤지만 교미를 하지 않았다. 두만이는 2006년 3월 압록이가 죽는 바람에 독수공방 신세가 됐다.

서울동물원 박선덕 복지4팀장(43)은 “좀 더 시도해 보고 교미에 실패하면 두만이를 국립수목원으로 다시 돌려보낼 수밖에 없다”고 아쉬워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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