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용광로 ‘불 붙다’

  • 입력 2009년 7월 22일 02시 55분


포스코 광양 4고로 가동… 한해 국내車 수요 만큼의 쇳물 생산
年 500만t 생산 세계 1위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연간 500만 t 이상을 생산하는 단일 고로(高爐·용광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포스코는 21일 내용적(內容積) 5500m³ 규모의 광양 4고로 개수(改修)공사를 끝내고, 정준양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새로 불을 붙이는 화입(火入)식을 가졌다.

이 회사는 올해 3월부터 광양 4고로의 개수작업에 들어가 기존 3800m³였던 고로의 내용적을 1700m³ 더 넓혔다. 연간 쇳물 생산량도 290여만 t에서 500만 t 이상으로 늘렸다. 쇳물생산량 500만 t은 연간 한국 자동차 생산에 쓰이는 철강재 분량과 맞먹는 규모다. 이날 가동한 광양 4고로의 내용적은 기존 국내 최대인 광양 3고로의 4600m³보다 900m³ 더 크다.

세계적으로 내용적이 5000m³ 이상인 고로는 러시아 세베스탈의 체레포베츠제철소(5580m³), 일본 신일본제철의 오이타제철소(5775m³)와 기미쓰제철소(5555m³), 독일 TKS의 슈벨게른제철소(5513m³) 등이 있다. 광양 4고로의 크기는 이들 고로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이지만 고로의 경쟁력 척도인 쇳물 생산량에서는 이들을 넘어서는 세계 최대다.

기존 상위 4개 고로의 연간 생산량이 각각 400만∼480만 t 수준인 데 비해 포스코는 세계 최초로 연간 500만 t 생산 시대를 열었다. 앞으로 광양 4고로는 하루에 1만4000t 이상의 쇳물을 뽑아낼 것으로 포스코 측은 전망하고 있다.

광양 4고로에서 생산되는 쇳물의 양이 고로 크기에 비해 많은 것은 고로의 ‘생산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고로의 생산성은 단위면적당 생산되는 쇳물의 양인 ‘출선비’로 표시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출선비 세계 최고 기록은 광양 3고로의 2.68t/d.m³인데 광양 4고로의 출선비는 이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 철강사들의 출선비는 2.1∼2.2t/d.m³ 수준이다.

포스코가 단일 고로로 500만 t을 생산하는 것은 1968년 포스코 창립 이후 41년, 1973년 포항제철소 제1고로 가동 이후 36년 만의 일이다. 포스코가 처음 가동한 포항 1고로는 내용적 1660m³, 출선비 1.4t/d.m³에 불과했다. 연간 생산량도 44만9000t이었다.

정 회장은 이날 화입식에서 “철강 불모지인 한국에 처음 고로를 가동한 지 채 40년이 안돼 5500m³ 규모의 대형 고로 시대를 맞게 된 것은 포스코의 설계·시공 능력과 운전·정비기술이 세계 최고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광양 4고로의 성공적 개수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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