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 스포츠] “꼬마팬들 위해선 간·쓸개 내줘라”

  • 입력 2009년 7월 21일 08시 08분


프로야구가 관중동원의 측면에서만 보자면 제2의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작년 시즌 역사상 두 번째 500만 관중동원에 이어, 올 시즌도 지금 같은 추세라면 500만 돌파가 무난하게 보인다. 말이 쉬워 500만 관중이지, 한국 프로야구 구장규모로 볼 때 ‘꿈의 숫자’나 마찬가지다. 게임당 평균관중 1만 명 이상은 ‘인간의 노력’을 넘어서는 숫자일지도 모른다. 바람만 불어도 관중동원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야구이다. 하물며 최근처럼 일기가 이렇게 불순하면 운동장을 직접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프로야구가 활황세를 이어가는 것은 오직 팬들 덕분이다.

사실 경기력 측면에서 보자면, 프로야구 최악의 침체기였던 1998년부터 2006년까지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경기장 시설도 별반 나아진 것이 없다. 굳이 단기적인 이유를 찾자면, 큰 구장을 소유한 롯데, SK, 두산의 선전이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올 시즌 같은 경우는 관중동원에 핵심 변수인 ‘엘롯기’가 어느 정도 버터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롯데와 기아 같은 경우는 ‘원정관중’도 무시 못 한다. 어떤 때는 홈 관중을 능가할 때도 있으니까.

문제는 언제까지 인기구단의 성적에만 목매고 있을 수는 없다는데 있다. 지금처럼 여성관중이 늘고, 젊은 관중이 새로 유입되고, 야구콘텐츠가 활성화되고 있을 때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KBO는 ‘프로야구 1세대 키드’가 아이들 손을 잡고 야구장을 찾는 지금 ‘큰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 역시 핵심은 유소년이다. 스포츠와 영화 같은 ‘허구세계’는 이성이 강하면 몰입이 어렵다. 이성이 자리 잡기 전에 ‘세뇌’되어야 한다. 유소년 시절에 야구를 체험하고, 경기장에서 지역 팀을 응원하는 경험을 갖게 하는 것은 WBC나 올림픽에서 우승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야구가 무엇이기에, 수많은 팬들이 매일매일 이렇게 자기 팀 결과에 일희일비하는가. 이유는 단순하다. 야구가 ‘첫사랑’이기 때문이다. 첫사랑에 대한 감정은 이유가 없다. 그건 자기의지와도 전혀 상관없다. ‘그냥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간 곳이 야구장’이었기에 야구가 첫사랑이 되었던 것이다. 프로야구 초창기 때 어린이가 이제 어른이 되어 아이 손을 잡고 야구장에 찾아오는 지금, 프로야구의 각 주체들은 ‘그들의 귀환’이 갖는 함의를 잘 파악해야 한다.

본질적으로 구단은 팀의 성적 외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존재이긴 하지만 유소년에 대한 접근만큼은 KBO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미래를 생각하면, KBO는 각 구단이 연령대 별로 유소년 팀을 직접 운영하도록 강제해야 한다. 각 구단도 여름방학에는 어린이 캠프 정도는 개최해 한명의 미래 팬이라도 확보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고, 어린이를 위해서라면 ‘간과 쓸개’는 그냥 내주어야 한다. 제2의 르네상스를 맞고 있는 프로야구가 지금 가장 새겨들어야 할 말은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느냐 보다는 어디를 향하고 있느냐이다”라는 괴테의 경구이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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