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광 부단장의 존스컵에 얽힌 추억 “술로는 단연 세계정상이었지”

  • 입력 2009년 7월 20일 08시 39분


술에 대한 농구인들의 전설은 끝이 없다. 하룻밤 새 소주 수 십 병을 들이켰다는 얘기부터 말술로 소문난 배구, 축구, 야구인들을 초토화시킨 얘기까지. 심지어 술로 국위선양을 한 일화도 있다.

18일부터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고 있는 2009윌리엄존스컵 남자농구대회. 대표팀 부단장인 김동광(57) KBL경기위원장은 1978년 제2회 존스 컵 멤버였다.

당시 각국 선수단 환영식. 미국, 대만, 필리핀, 바레인 등의 ‘술꾼’들이 한데 모인 자리였다. 이들은 즉석 겨루기를 펼쳤다. 각국 별로 베스트5를 뽑아, 맥주를 큰 잔으로 한 잔씩 들이키는 것이었다. 가장 빨리 마시는 팀이 우승.

술과 농구 실력은 비례한다고 믿던 시절. 한국은 김동광, 박수교(53), 진효준(54) 등 최정예 요원이 나섰다.

심판의 휘슬과 함께 경기 시작.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한국대표팀의 맥주는 휘발됐다. 잠시 뒤, ‘쾅’ 소리와 함께 한국의 마지막 주자가 잔을 내려놓았다. 단연 1등. 5번째 주자까지 바통이 넘어 온 팀조차 없었다. 심지어 3잔째를 들이키는 팀도 있었다. “코리아 넘버 원!” 모두들 ‘술로는 도저히 너희를 이길 수 없다’는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른 나라 애들은 다 덩치가 우리보다 컸거든. 그 때는 일단, 술로 기를 다 죽이고 들어갔지.” 김동광 부단장의 말처럼 기선제압 덕분인지, 한국은 2회 대회에서 미국대학팀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국제대회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신 한국남자농구지만, 술로는 단연 세계정상감이다.

타이베이(대만)|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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