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금융위기는 기업윤리 망각 탓”

  • 입력 2009년 7월 17일 02시 56분


李대통령,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총리 접견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율리야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경제협력과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고, 티모셴코 총리는 한국의 현지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李대통령,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총리 접견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율리야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경제협력과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고, 티모셴코 총리는 한국의 현지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국가조찬기도회서 강조

“내가 대통령 된건 서민 아픔 돌보라는 소명”

“소득 적은 맞벌이부부에 보육료지원” 밝혀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금융위기는 세계적인 금융기관이나 기업 경영인들이 윤리를 망각한 채 탐욕스럽고 무책임하게 경영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기업윤리를 강조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 이것은 단순한 경기 변동이나 경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위기 극복은 건전한 기업윤리를 회복하는 데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금융회사들의 무리한 파생상품 투자와 거품 붕괴, 이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의 원인을 적시한 것이다. 기업윤리에 무게를 뒀다는 점에서 재계에 우회적으로 메시지를 던졌다는 해석도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날 “자동차 업계도 정부의 노력에 상응하는 움직임을 보여줘야 한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낙마와 관련해 고위 공직자의 윤리를 강조한 데 이은 기업 버전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역할과 관련해 자신의 어려웠던 과거를 소개하며 서민 중심의 정책 집행을 재차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던 삶에서 전 세계의 지도자들과 교류하기까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아는 삶을 살아왔다”며 “이런 제가 대통령이 된 것은 서민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여기고 돌보라는 소명이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보육시설 ‘하나어린이집’을 방문해 1일 교사 체험을 하고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과 만나 육아와 관련한 애로 사항을 들었다. 이 대통령은 “맞벌이를 해도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아니면 (보육료 지원) 혜택을 주려고 한다. 며칠 있으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마련 중인 ‘맞벌이 지원 방안’은 부부의 합산소득을 실제보다 낮게 평가해 정부의 보육료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다. 남편이 월 200만 원, 부인은 100만 원을 번다면 합산 소득이 300만 원이기 때문에 영유아 보육비 지원 대상(4인 가구 기준 월 258만 원 이하)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부인의 소득 100만 원을 50만 원 정도로 평가해 보육비 지원 대상에 포함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 소득 평가 기준을 마련 중이며 내년 예산에 관련 내용을 반영할 계획이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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