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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대덕밸리 이야기<9>서울프로폴리스 이승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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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대덕밸리 이야기<9>서울프로폴리스 이승완 대표

입력 2009-07-16 06:20수정 2009-09-21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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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폴리스로 국민 건강에 기여”
추출공법 독자적으로 개발
美FDA 안전성 심의 통과
“세계에 우리기술 알릴 것”

2002년 가을 일본 도쿄(東京)역 부근 대형서점. 프로폴리스(꿀벌 천연항생물질) 코너에서 수십 권의 관련 서적을 뒤지던 40대 후반 남자의 입에서 “앗! 이거야”라는 외마디가 터져 나왔다. 수용성(물에 잘 녹음) 프로폴리스 추출 공법을 중국 양봉학회 왕전산(王振山) 부회장이 개발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한국원자력연구원 창업보육기업으로 서울프로폴리스라는 회사를 운영하던 이승완 대표(55)의 화두는 바로 그것이었다. 물에 잘 녹아야 체내 흡수가 빠르고 복용에 거부감이 없기 때문이다. 기존 에탄올(알코올) 공법은 알코올 함유량이 20%를 넘어 물에 잘 녹지 않을 뿐 아니라 주류제조업 허가를 받아야 했다. 주세법은 알코올 함유량이 1% 이상이면 주류로 분류한다.

그는 곧바로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로열티로 100만 달러를 내야 한다는 왕 부회장의 요구에 다시 고민에 빠졌다. 이 대표는 결국 기술개발 쪽을 택했다. 원자력연구원 조성기 박사와 손을 잡고 2003년 7월 수용성 프로폴리스 추출공법(WEEP)을 개발했다. 프로폴리스에 남아 있는 에탄올을 모두 증발시킨 것으로 오히려 왕 부회장의 공법보다 훨씬 발전된 것이었다.

“다음 달 24일 대전에서 한중일 3개국이 참석하는 국제프로폴리스심포지엄을 저희 회사 주최로 엽니다. 중국 대표로 왕 부회장이 오지요. 우리 기술이 앞선 것을 알고 있어 지금은 좋은 협력자가 돼 있습니다.”

14일 대전 대덕연구단지 바이오벤처타운의 회사에서 만난 이 대표는 감회가 깊은 표정이었다. 기술 개발 이듬해인 2004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안전성 심의를 통과했고 2005년에는 정부의 농림기술 개발 과제로 선정됐다. 지식경제부는 8일 이 회사를 원자력연구원의 기술출자를 받은 연구소기업으로 승인했다.

천연항생물질인 프로폴리스는 꿀벌이 나무의 수액, 꽃의 암술과 수술에서 모은 화분과 꿀벌 자신의 분비물로 이뤄졌다. Pro(앞)와 polis(도시)의 합성어로 꿀벌이 벌집에 병균이 침투하지 못하게 지키는 물질이라는 의미다. 개미와 함께 벌이 4500여 년 동안 지금의 형태로 종족을 유지하는 비밀이 여기에 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합성 의약품의 출현 이후 한동안 잊혀 오다 1970년대 이후 약물의 오남용 및 항생제의 내성 문제가 부각되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대표가 프로폴리스에 주목한 것은 남양알로에에서 나와 서울알로에를 창업한 1992년 직후였다. 대학에서 응용생물학을 전공한 그는 남양알로에 창립 멤버로 상무까지 지내면서 회사의 연 매출 규모를 500억 원까지 키운 주역이다.

이 대표는 1996년 4월 동아일보와 서울알로에가 공동으로 연 제10회 성인건강대학에서 ‘천연항생물질 프로폴리스의 피부질환 치료 효과’라는 강연으로 프로폴리스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을 처음으로 일반에 알렸다.

업계 전체의 이익을 위한 그의 ‘윈윈(win-win)’ 전략도 눈에 띈다. 그는 2004년 7월 양봉협회와 공동으로 기업애로 해소대책 국무회의에 참석해 프로폴리스가 주류로 분류되는 현행법의 부당성을 주장해 관철시켰다. 당시 그의 회사는 WEEP 공법을 개발해 굳이 이런 주장을 펼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당시의 현행법을 그대로 두면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바이오프로폴리스연구회를 설립해 회장을 지내면서 2006년에는 자연의학 심포지엄을, 2007년에는 세계프로폴리스사이언스포럼을 열고 국내 양봉업자들에게 교육 기회도 주어 업계의 공동 발전을 꾀하고 있다. 이런 공로로 2007년 창업대전에서 과학기술부총리상을 받았다.

프로폴리스 산업이 일찍 발전한 일본의 2005년 이 분야 시장은 697억 엔 안팎.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2010년 국내 시장 규모를 1400억 원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서울프로폴리스는 올해 매출 목표를 20억 원으로 잡고 제품의 다양화와 수출처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 대표는 “프로폴리스 액체 식품과 화장품, 치약 등을 개발한 데 이어 캡슐용 식품, 캔디 등을 출시할 계획이고 최근에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과 수출 협약을 맺었다”며 “우리나라의 프로폴리스 산업을 세계적으로 성장시켜 국민 건강과 국민 경제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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