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오세훈 시장을 진땀나게 만든 질문

  • 입력 2009년 7월 16일 02시 57분


“서울시가 뭐하는 데예요?”
“어떻게 시장이 되셨나요?”
장애우 집무실 초청해 대화

‘달변(達辯)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질의응답 때문에 땀을 흘렸다?’

오 시장은 11일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성동구 장애인종합복지관 소속 장애우 30여 명을 시청 집무실로 초청해 대화의 시간을 가진 것. 성동구 장애인종합복지관은 18∼30세 직업장애인 및 자폐성 장애인들이 직업 재활 훈련을 받는 곳으로 서울시 비서실과 올해 2월 봉사 결연을 맺었다.

“서울시가 뭐하는 데예요?”

“시청엔 몇 명이 일해요? 50명?”

“서울시에서 비행기나 기차도 만드나요?”

이날 자리에서 오 시장에게 쏟아진 질문들은 단순한 듯하지만 결코 답변하기 쉽지 않은 내용이었다. 특히 그간 주로 언론이나 정부 관계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져왔던 오 시장으로선 결코 만만치 않은 자리였다는 게 동행했던 실무진의 반응.

“여러분, 버스나 지하철 타시죠? 서울시는 정해진 시간에 버스와 지하철이 다니게 하고 도로랑 가로수를 관리하는 곳이에요. 시청에는 50명보다 조금 더 많은 1만5000명이 모여서 일하고 있어요. 비행기나 기차는 시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서울시에서 만들진 않죠.”

“어떻게 시장 자리까지 가게 됐나요?”라는 질문에는 “취임 후 받아본 가장 어려운 질문”이라며 “서울을 더 편리하고 행복한 도시로 만들고 싶어 도전했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지적 장애인도 운전면허를 딸 수 있는지 설명해 달라’, ‘장애인이 직업 교육 후 취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현실적인 질문들도 이어졌다.

오 시장은 15일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blog.naver.com/ohsehoon4u)에 “이날 만난 분들은 한 마디 한 마디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TV에서만 봤다던 서울시장에 대한 호기심과 서울시청에 대한 궁금한 마음만큼은 너무 순진하고 진지해 보였다”며 “나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그리고 진심을 다해서 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소감을 적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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