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 오픈의 역사와 대회 9개 코스 스토리

  • 입력 2009년 7월 15일 14시 47분


브리티시오픈(British Open Champion)은 1860년 처음 열렸다.

10월 17일 프레스트웍의 12홀 코스에 8명이 참가한 초라한 경기였다.

그러나 당시로선 유일한 오픈 대회였기에 ‘The Open’이라고 불렀다. 세계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오픈’이라는 뜻이다. 당시 우승상금은 고작 10파운드(현재 우승 상금은 150만 달러)였다.

이후 문호를 개방해 토너먼트 형식의 오픈대회로 치러지게 되었다.

1872년까지는 프레스트웍에서만 열렸지만, 현재는 9개 지역을 돌며 개최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세인트 앤드루스, 로열 버크데일, 카누스티, 로열 트룬, 뮤어필드, 로열 리버풀, 턴베리, 로열 세인트 조지스, 로열 리삼 골프장이다. 각각의 골프장은 자연 그대로의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지만 모든 코스는 전혀 다른 공략 스타일을 요구한다.

16일(한국시간) 138회째를 맞아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열리는 2009 브리티시오픈을 앞두고 각 코스의 특징과 역대 명승부와 대회의 전설을 모았다.

○ 세인트 앤드루스

골프의 발상지로 골퍼들에게는 성지와 같은 존재다.

드넓게 펼쳐진 평원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브리티시오픈을 총 27회 개최했다. 2005년 오픈에 대비해 전장을 7257야드로 늘린 뒤 장타자 조차 공략이 힘들어 졌다. 타이거 우즈는 2000년과 2005년 이곳에서 클라렛저그(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 로열 버크데일

1976년 세베 바예스테로스를 시작으로 1998년 저스틴 로즈에 이르는 10대 영웅을 배출해낸 코스다. 버크데일은 약간의 개조를 거쳤다. 2008년 오픈을 개최하면서 17번홀 그린의 경사를 줄였다. 너무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 조금 쉽게 고쳤다. 이 코스에서는 1983년 헤일 어윈이 5cm의 퍼트를 놓치면서 우승컵을 놓친 것이 가장 불명예스러운 퍼트 실수로 기록됐다.

○ 카누스티

아주 까다로운 코스로 유명하다.

그 어느 개최지보다 많은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세르히오 가르시아와 파드리그 해링턴의 연장전, 1999년 폴 로리에게 승리를 안겨준 장 반드 벨데의 개울에서의 망신 등이 이곳에서 펼쳐졌다. ‘공포’라 불리는 마지막 세 홀은 오픈 개최지 중 가장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로열 트룬

오픈 코스 중 가장 긴 홀과 짧은 홀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2004년 대회 때 파5, 6번홀은 601야드로 조성됐다. ‘우표’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8번홀은 길이가 123야드 밖에 되지 않지만 손바닥만한 그린 크기가 애를 먹인다.

이 골프장은 미국 선수들과 인연이 많다. 마크 캘커베키아, 저스틴 레너드, 토드 해밀턴 등이 유일하게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곳이다.

○ 뮤어필드

닉 팔도와 잭 니클로스 등 유명한 골퍼들은 뮤어필드 만의 전통적인 스타일을 좋아한다. 전형적인 링크스 코스가 한쪽 방향으로 배치된 것과 달리 뮤어필드의 코스는 양 방향으로 배치돼 날씨에 따라 변수가 많다. 이는 날씨에 따른 엄청난 차이를 유발한다. 홀 마다 다르게 불어오는 바람의 방향을 잘 판단하고 이용해야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코스다.

○ 로열 리버풀

로열 리버풀의 호이레이크 코스는 오픈 개최지 중 가장 이름이 덜 알려졌다. 2006년 대회는 1967년 이후 40년 만에 태양이 내리 쬐는 날씨에서 열렸다. 어지간한 선수들은 파5 홀에서 2온에 성공할 수 있다. OB의 위협이 많은 코스지만 2006년 대회가 열렸을 때 선수들은 언더파 스코어를 쏟아냈다. 우즈는 이 대회에서 드라이버를 딱 한번만 사용하고도 우승을 차지했다. 짐 퓨릭은 벙커에서 퍼터를 사용해 탈출하기도 했다.

○ 턴베리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가장 훌륭한 코스로 평가받는 곳이다. 숨이 막힐 듯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불편한 교통으로 인해 오픈을 세 번밖에 유치하지 못했다. 1977년 톰 왓슨과 잭 니클로스의 대결은 브리티시오픈의 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힌다.

○ 로열 세인트 조지스

1894년 잉글랜드에서 최초로 디 오픈을 개최한 골프장이다. 블라인드 샷, 항아리 벙커와 모래 언덕 등 스코틀랜드 링크스 코스의 특징을 담고 있다. 495야드의 파4, 4번 홀에 움푹 파인 벙커는 마치 악마의 입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 골퍼들을 주눅 들게 만든다.

1993년 대회 때 호주 출신의 그렉 노먼이 우승을 차지했고, 벤 커티스는 2003년 대회 정상에 오르며 유명세를 탔다.

○ 로열 리삼

코스 레이아웃은 100년 전 조지 로가 처음 설계했던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파3 홀에서 출발해 18개 홀을 모두 마칠 때까지 198개의 벙커를 넘어야 한다. 한번 벙커에 빠지면 악령이 18홀 내내 따라다녀 곤혹을 치러야 하는 악명 높은 코스다.

1979년 대회 때 세베 바예스테로스는 주차장으로 날아간 볼을 찾아, 다시 페어웨이로 보내는 묘기를 펼쳤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세베에게 ‘주차장 챔피언’이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