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름, 새 각오…이름 바꾸는 기업들

  • 입력 2009년 7월 14일 14시 52분


최근 경기불황 속에서 이름을 바꾸는 기업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기업은 기존 회사명에 없었던 영어를 포함시키거나 아예 사명을 통째로 영어로 바꿔 재도약 의지와 국내 시장을 넘어서 해외로 진출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해양심층수 업체 '울릉미네랄'은 최근 SK가스로 인수된 뒤 사명을 '파나블루'로 바꿨다. 파나블루는 'Pan(범, 총체적)', 'Aqua(물)', 'Blue(푸른 바다)'의 합성어. 해외 진출을 앞두고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사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렇게 바꿨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2007년 삼성프라자를 인수한 애경은 삼성프라자와 기존 애경백화점을 묶어 최근 'AK플라자'로 이름을 변경했다. 애경이 운영중인 기존 'AK면세점'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져와 '삼성' 못지않은 브랜드 구축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AK플라자는 사명 변경 이후 매출이 약 25% 증가했으며 온라인 쇼핑몰인 'AK몰'도 40% 가량 매출이 신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절전문 병원으로 알려진 서울 강서구의 강서제일병원은 다음달 확장 이전을 앞두고 병원명을 '웰튼(Wellton) 병원'으로 변경했다.

공기업 중에도 '준 정부기관'이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 사명 변경을 시도한 사례가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코레일(KORAIL), 한국전력공사는 켑코(KEPCO), 한국가스공사는 코가스(KOGAS),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캠코(KAMCO) 등으로 사명을 바꿔 세련된 이미지를 얻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도 고속도로(Expressway)의 어두인 'EX'를 전면으로 내세워 '뛰어나다'(Excellent)는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

브랜드 전문업체 메타브랜딩 박항기 대표는 "한글이나 한자 사명은 친근하기는 하지만 새롭다는 느낌을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는게 사실"이라며 "기업 환경이 갈수록 글로벌화하면서 토종 한국이름을 써 오던 기업이 영문이름으로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