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장염..장마철 ‘습열병’이 온다

  • 입력 2009년 7월 14일 09시 33분


여느 해보다는 조금 늦게 장마철이 돌아왔다. 고온다습한 날씨 때문에 불쾌지수가 한껏 올라가는 지금, 우리 아이들 건강 지수에도 빨간 불이 켜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높은 온도와 습도는 몸속에 습열을 만들고 곰팡이와 세균의 번식을 도와 각종 장마철 습열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습열(덥고 축축한 기운)로 인해 생기거나 증상이 악화되는 병을 “습열병(濕熱病)”의 범주에 넣고 있다. 강남 함소아한의원 김정열 대표원장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고온다습한 환경,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 위주의 식습관 등으로 인해 몸속에 습열이 쌓이면서 기의 순환을 막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특히 장마철 같이 습도가 높은 때에는 땀을 조절하는 발한기능에 문제가 생기면서 습열이 몸속에 축적되어 습열병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특별한 병이 없는데도 가슴이 답답하거나 팔다리에 힘이 없고 다른 신체 부위보다 머리에서 유독 땀이 많이 나는 것이 습열병의 대표 증상이다. 이외에도 아토피, 장염 등 장마철이면 면역이 약한 아이들을 노리는 여러 질환이 있다.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염증형 아토피 심해져=장마철에 가장 일차적으로 자극을 받는 부위가 피부이다. 원래 아토피 피부염이 있던 아이 중 일부는 증상이 심해질 수도 있다. 김정열 대표원장은 “일반적으로 아토피는 염증형과 건조형이 있는데 염증형은 열감을 동반한 가려움증이 있고 진물과 홍반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건조형은 피부색이 어둡고 가려움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장마철에 심해지는 것은 염증형 아토피”라고 말했다. 높은 습도로 인해 진물이나 가려움 증상이 심해지는 것.

염증형 아토피를 줄이기 위해서는 땀을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매일 적당한 운동을 하면 뭉쳐있던 습열이 땀으로 표출되어 아토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아이는 자주 씻기되 물기를 잘 닦고 머리 등은 금세 말려야 한다. 또 햇볕이 드는 날엔 실내 환기를 반드시 하며 침구류 등을 널어 일광소독을 한다.

한방에서는 습열을 없애 진물이 나거나 부풀어 오르는 증상을 치료한다. 아이의 상태와 습열이 뭉쳐 있는 신체 부위에 따라 목통, 택사, 시호 등과 같은 약재를 처방하면 열독을 풀어주고 면역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설사, 복통 등 장염 늘어=장마철에는 식품에도 습기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세균이나 곰팡이 등이 잘 자란다. 특히 어패류에 많이 들어 있는 비브리오균이나 오염된 음식과 물에 들어 있는 살모넬라균 등을 주의해야 한다.

장염에 걸리면 복통과 함께 설사, 구토, 두통 등의 증상이 나고 심하면 고열에 시달린다. 장염을 예방하려면 음식은 반드시 끓여 먹고 특히 여름철엔 어패류를 생으로 먹지 않는다. 또한 손 씻기나 이 닦기, 목욕 등 개인위생에도 신경 써야 한다.

평상시 장이 건강했던 아이들이 장염에 걸렸다면, 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폐는 몸의 습을 빼주는 환풍기 역할을 한다. 폐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장에 습이 쌓여 장운동이 느려진다. 음식이 위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세균에 쉽게 감염되어 설사, 과민성 대장염 등의 질환에 걸릴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폐 기능을 강화하고 땀을 내어 습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열이 많은 경우에는 청열해독(열을 내리고 독을 없앰)을 위한 한방 처방을 한다. 평소 야채를 자주 먹이면 뭉친 열을 풀어주어 도움이 된다.

▲땀을 내는 것이 필수, 에어컨은 가급적 자제=동의보감에서는 ‘사계절 중 여름 건강을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했다. 여름엔 인체 내부의 기운이 외부로 몰리면서 표피의 기혈 순환이 가장 활발한 시기다. 장마가 순환을 방해하여 열과 땀이 제 때 배출되지 못하면 우리 몸에서 아토피나 식욕부진, 장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김정열 대표원장은 “가장 좋은 예방책은 자연의 순리대로 피부 표면의 기혈 순환을 돕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 운동은 필수”이며 “특히 에어컨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어컨을 잘 쓰면 실내 습기를 제거하는 작용은 있지만, 한기가 아이의 땀구멍을 막으면 가을에 호흡기 질환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 운동 또한 격렬할 필요 없이 집안에 가만히 있지 말고 움직임을 늘리라는 의미이다. 그래야 발한작용도 활발해지고 무력해진 위장이 다시 활기를 띈다.

도움말: 김정열 (강남 함소아(含笑兒)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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