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다음 FTA 타깃은 자원부국 중동

  • 입력 2009년 7월 14일 02시 56분


세계 양대 경제권인 미국, 유럽연합(EU)과 차례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한 한국의 다음 FTA 타깃은 자원 부국(富國)의 연합체인 걸프협력회의(GCC)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GCC, 캐나다, 멕시코, 일본, 호주, 뉴질랜드, 페루 등과 동시다발적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 등 중동 6개국으로 구성된 GCC와의 협상은 지난해 7월 시작해 올해 3월 2차 협상까지 마쳤다. GCC와의 협상은 농업과 같은 민감한 분야가 없어 이르면 올해 안에라도 타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GCC FTA가 발효되면 한국은 원유 가스 등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산유국 ‘오일 머니’의 투자를 유치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인도와는 실질적으로 FTA와 동일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을 마무리하고 올해 2월 가(假)서명 절차를 마쳤다. 정부는 하반기(7∼12월)에 국회의 비준동의를 추진해 내년 상반기(1∼6월)에 한-인도 CEPA를 발효시킬 계획이다. 인도는 아직 일본 중국 EU 등과 FTA를 맺지 않아 거대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페루, 호주와의 FTA 협상도 각각 3월과 5월에 시작됐다. 정부는 두 나라 모두 광물자원이 풍부해 수출과 자원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한-캐나다 FTA 협상도 관심사다. 캐나다가 비교적 경제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최근 쇠고기 금수(禁輸) 조치와 관련해 한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점이 타결의 걸림돌이다.

다른 국가들도 FTA를 비롯한 지역무역협정(RTA)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WTO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새로 발효된 RTA는 모두 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발효된 전체 RTA(16건)의 절반 수준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경쟁적으로 무역장벽을 쌓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수치다. RTA는 FTA와 경제협력협정(EPA), 무역촉진협정(TPA), 특혜무역협정(PTA)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