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은 13일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한국 정부가 제안한 ‘5자 협의’ 구상에 부정적인 뜻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 부부장과 위 본부장은 중국과 한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회동 결과를 설명하면서 “5자 협의에 대해 중국 측은 신중한 태도”라며 “현재 정황으로 볼 때 가까운 장래에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계속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음 주 태국 푸껫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 기간에 5자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졌다. 한국 정부는 ARF 회의를 계기로 북핵 6자회담 참여국 외교장관 회담을 제안한 뒤 북한이 거부할 경우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 간 5자 협의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우 부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5자 협의에 대한 중국의 생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6자회담을 계속하고 싶다. 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안정을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중국의 태도는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5자 협의’보다는 당분간 북한의 태도를 지켜본 뒤 6자회담의 복원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