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 저지는 포수의 몫?… NO!

  • 입력 2009년 7월 13일 08시 24분


투수 스타트 뺏기면 송구해도 이미 늦어

도루저지는 포수의 몫으로 인식된다. 도루저지율도 포수의 공식 기록이다. 상대팀이 연거푸 도루를 성공시키면 경기장의 팬들은 포수를 나무란다. 그러나 상대팀의 모든 전력을 현미경으로 분석하는 현대야구에서 도루에 대한 1차 책임은 점차 투수로 옮겨가고 있다.

한화는 포수들의 도루저지율이 2할대 초반으로 비교적 저조하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은 투수들의 견제능력 문제를 먼저 지적했다.

김 감독은 “투수가 이미 스타트를 뺏기면 포수가 아무리 재빨리 2루에 송구를 해도 늦을 수밖에 없다. 벤치에서 사인이 날 때만 견제를 던지는 투수들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는 주자를 묶어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도 “투수들의 투구 폼을 전력 분석팀에서 분석하며 어떤 타이밍에 뛰어야하는지 정확히 집어내기 때문에 (도루 저지에) 투수의 몫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히어로즈는 시즌 전 투수들의 투구동작이 크기 때문에 도루를 많이 허용했다고 판단, 이를 바로잡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앉아쏴’로 유명한 LG 조인성의 올 시즌 도루저지율은 0.197로 전체 10위다. 그러나 어떤 투수가 등판했느냐에 따라 도루저지율은 크게 달라진다. 조인성은 김정민 부상으로 본격적으로 홀로 포수를 전담하다시피 한 5월 18일 이후 팀의 1, 2선발인 봉중근, 심수창과 각각 10차례 호흡을 맞췄다.

10경기 중 봉중근이 마운드에 있을 때 조인성은 단 한 개의 도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주자들의 도루시도도 단 2차례 밖에 없었다.

반면 심수창이 마운드를 지킨 10경기에서 조인성은 8번 중 5번 도루를 허용했다. 심수창은 견제능력은 평균 이상이지만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로 승부하는 투수로 아무래도 도루허용에 불리한 스타일이다. 반대로 봉중근은 좌완투수인데다가 국내 투수 중 주자를 누상에 묶어두는 능력에서 단연 최고로 꼽히고 있다.

그만큼 투수에 따라 포수의 도루저지율은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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