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밥줘!’ 앞에서 욕먹고 돌아서서 웃는다

  • 입력 2009년 7월 13일 07시 27분


불륜 등 막장코드 힘입어 시청률 20% 눈앞… 경쟁 드라마 ‘다함께 차차차’ 꺾고 흥행 예감

‘막장 코드’가 또 다시 드라마 시청률을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MBC 저녁 일일드라마 ‘밥줘!’(극본 서영명·연출 이대영)는 요즘 선정적인 내용으로 시청자의 비난이 거세다. 하지만 정작 시청률은 이런 부정적인 여론과 달리 자극적인 장면이 반복해 나오면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욕하면서 본다”는 안방극장 통설이 또 한 번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불륜, 가정 폭력 등 비정상적인 가족 관계를 전면에 내세운 ‘밥줘!’는 최근 꾸준한 시청률 상승을 보이며 9일에는 방송 이래 가장 높은 18.4%(TNS미디어코리아 집계·수도권)까지 치솟았다.

‘밥줘!’에서는 부부인 하희라, 김성민이 연일 다투며 손찌검을 일삼는 장면이 여과 없이 방송된다. 또 어린 딸이 보는 앞에서도 불륜녀의 편을 드는 ‘막장 아빠’ 김성민의 모습이나 오윤아, 최수린 등 등장 인물 여럿이 뒤엉켜 서로를 폭행하는 장면도 반복돼 시청자를 불편하게 만든다.

하지만 시청률은 20%대 돌파를 눈앞에 둘 정도로 호조다. 더구나 오랜 경쟁 상대인 KBS 1TV의 새 일일드라마 ‘다함께 차차차’와의 시청률 대결에서도 우위를 점한 지 오래다.

6월 29일 방송을 시작한 ‘다함께 차차차’는 현재 시청률 11-12%대에 머무는 상황. 그동안 KBS 1TV의 오후 8시20분은 어떤 드라마든 방송만 하면 시청률 30%대는 가볍게 넘던 황금시간대였지만 자극적인 막장 코드의 공세 앞에서는 이 같은 오랜 흥행공식도 무너졌다.

게다가 ‘밥줘!’의 강세로 인해 일일드라마 이후에 방송하는 KBS 1TV ‘뉴스9’ 시청률도 동반 하락해 1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물론 ‘밥줘!’ 드라마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호평보다 자극적인 내용에 대해 질타하는 의견이 많다. 특히 살인 사주, 불륜이 나왔던 SBS ‘아내의 유혹’을 빗대 “제2의 막장 드라마 출현”이라고 꼬집는 시청자도 여럿이다. 하지만 비난이 거셀수록 시청률이 오르다 보니 제작진 입장에서 막장 코드는 포기할 수 없는 흥행 보증수표로 인식되고 있다.

한 드라마 외주제작사 대표는 “심의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이야기를 구성하는 자극적인 설정이 넘치는 건 선정적인 장면이 시청률을 올리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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