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수민족 갈등 해법은 자치 실현”

  • 입력 2009년 7월 13일 03시 00분


■ 베이징리궁大 후싱더우 교수 우루무치사태 진단

《“법과 제도의 보완 못지않게 타지인과 소수민족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평등 정의 사랑을 확산하는 민간 주도의 사회운동이 필요합니다.” 중국의 중견 학자로 중국이 진정한 현대국가로 가려면 자신의 문제를 먼저 성찰해야 한다며 10여 년 전부터 ‘중국문제학(中國問題學)’을 제창해 주목받는 베이징리궁(北京理工)대 후싱더우(胡星斗·48) 경제학부 교수(사진). 그는 지난해 3월 티베트 라싸(拉薩) 시위와 이번 우루무치(烏魯木齊) 사태로 민족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중국의 현실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위구르족 등 특수성 인정… 교육-종교 욕구 채워줘야
지하자원 반출-개발이익 돌려줄 제도적 장치도 필요

후 교수는 신장(新疆) 위구르족의 불만을 달래고 하나의 중국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그들이 원하는 ‘진정한 자치’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위구르족이 흑색(석유 석탄) 및 백색(면화) 자연자원을 한족이 약탈해가고 있다는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장은 원래 위구르족의 땅이었던 만큼 신장의 지하자원을 반출하거나 개발이익이 발생하면 일부를 그들에게 돌려주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 그는 ‘진정한 자치’의 수준에 대해 “중국의 현실을 놓고 볼 때 연방제까지는 갈 수 없고 교육 종교 등 다방면에서 위구르족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자치 욕구를 차츰 반영하는 방향으로 간다는 믿음을 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중국 정부를 강력 비판해온 후 교수지만 그는 신장 자치구가 중국에 편입된 뒤 정책적인 차별로 한족과 위구르족 사이에 경제적 불평등이 생겼으며 그것이 이번 시위의 원인이라는 일각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13억 중국인이 일자리를 찾아 전 세계로 진출하고 있는데 같은 국가인 우루무치를 못 가게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신장에서 위구르족보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한족이 많다면 이는 더 일찍 시장경제에 눈을 떠 경쟁력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경쟁시장의 논리상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이를 보완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것은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더욱이 이런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설령 ‘분리 독립’운동을 해도 캐나다의 퀘벡 주처럼 의회 등 제도적인 틀 내에서 평화적인 수단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 교수는 많은 소수민족을 품고 있는 중국이 ‘조화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나 소수민족, 타 지방 사람에 대한 중국인의 뿌리 깊은 편견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주창한 ‘조화사회’는 사실상 공자(孔子) 이래 중국의 오랜 이상이지만 이런 사회적 기반이 부족해 이뤄지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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