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작가]이혁준 ‘숲’

  • 입력 2009년 7월 10일 02시 57분


사진은 기억이다. 기억의 축적은 관념을 구성한다.

작품에 나타난 숲들은 내가 지나쳐온 나무와 풀들을 모아놓은 내 기억의 편린들이다. 어디서 존재했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해체된 그것들을 하나씩 조합하다 보면 나만의 관념화된 ‘숲’이 만들어진다. 언제 기억 속에서 본 듯한 식생들이 모여 이루는 울창한 숲은 결코 낯설지 않다. 결코 내가 본 자연과도 다르지 않다. 내 기억의 집합이 바로 내가 생각하는 자연이기 때문이다. 굳이 자연처럼 꾸미지 않아도 내가 기록한 이미지는 자연의 조각들이며, 인공의 숲일지언정 나만의 자연이며, 그 안에 있는 나는 행복하다.

―촬영의 용이성과 촬영된 각 이미지의 조합과 재배열의 과정, 그리고 최종 인화에서의 질감 선택에 있어 디지털 프로세스는 어려운 표현을 가능케 해준다. 특히 잉크젯 방식의 디지털 프린트는 색상과 톤의 능동적 조절과 인화지의 질감 선택에 있어 표현의 폭을 넓혀 주었고, 조각으로 나뉘어 출력된 사진들은 수작업으로 다시 한 번 이어 붙여지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 작품을 이룬다.

□ 1999 중앙대 대학원 사진학과 졸업(미술학 석사)

□ 2007∼ 명지대 외 출강, 명지대 기록과학대학원 박사과정

□ 2007 풍경 _ 밤과 숲 / 대안공간건희, 서울

□ 2009 숲 / 갤러리 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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