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김포시 경전철 건설 논란 확산

  • 입력 2009년 7월 9일 07시 25분


《경기 김포시의 첫 도시철도인 총길이 25km의 경전철 설치를 위한 기본계획이 조만간 국토해양부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한강에서 김포시 양촌면 사이 7.2km 구간에 들어설 ‘김포 한강신도시’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가 공사비 전액인 1조2000억 원을 부담해 경전철이 건설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경전철이 도심을 양분하는 고가 형태인 데다 수송 능력이 떨어져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총길이 25km… 토공, 1조2000억 투입 2012년 개통

“도심 양분하고 수송능력 부족” 주민들 중전철 요구

○ 왜 경전철인가

도심 지역 주민단체와 한강신도시연합회 등이 참가한 ‘김포 고가 경전철 반대 범시민 비상대책위원회(경전철 비상대책위)’는 최근 세 차례 항의 집회를 열어 ‘중전철 지하화’ 건설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교통량 유발 및 수요 예측 조사가 잘못됐다”며 중전철 유치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2003년 1500만 m² 규모의 김포 한강신도시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중전철 건설 방안을 마련했다. 이후 2005년 한강신도시가 500만 m²로 축소됐다 1180m² 규모로 늘어나는 과정에서 경전철로 광역교통망을 형성하는 계획으로 바뀌었다.

김포공항∼김포시청∼한강신도시 간 경전철은 3, 4층 높이인 10∼12m 콘크리트 고가 형태로 건립될 예정이다. 이 중 서울지하철 5, 9호선과 환승되는 김포공항 주변 3km는 지하 구간이다. 무인 운전 시스템의 2개 차량이 1편성으로 운행되기 때문에 한 번에 최대 200명 정도만 탑승할 수 있게 된다.

중전철로 건설할 경우 경전철 비용의 2배 가까운 2조6000억 원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포시 김병화 대중교통과장은 “인구 100만 명 이하의 도시에서는 중전철이 건설된 사례가 없기 때문에 2030년경 인구 60만 명을 보유할 김포시에는 경전철이 적당하다”며 “또한 한강신도시 개발부담금 이외엔 도시철도 건설 재원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 긴 안목의 투자가 필요하다

주민들은 “경전철 계획 당시 김포 뉴타운 개발과 김포 영상단지(한강시네폴리스), 경인아라뱃길 주변지, 검단신도시 등 대형 개발사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광역교통망이 짜였다”며 “교통수요 예측 조사를 다시 하면 중전철 건설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또 경전철 건설에 따른 찬반 논란이 끊이지 않는 고양시, 의정부시, 용인시 사례도 거론하고 있다. 고양시는 주민 반대로 경전철 건설 계획이 취소됐고, 의정부시는 주민들의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으로 공정 30% 상태에서 경전철 공사가 중단됐다는 것. 한강신도시연합회 이기형 위원장은 “용인시를 살펴보니 경전철 건설이 확정돼 2030년까지 다른 노선의 도시철도 중복 투자 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또 경전철의 수송 능력에 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차량 1개에 좌석이 18개에 불과한 경전철은 출퇴근 시간에 최대 2만 명 정도 실어 나르게 된다. 따라서 출근시간에 출발지인 한강신도시에서 이미 승객이 다 타버려 중간지점에 속하는 김포시청 등 도심권 주민들의 탑승이 불가능해진다는 계산이다.

경전철 비상대책위 김주련 운영위원장은 “김포시 경제인구의 60∼70%가 서울권에 출퇴근하고 있어 한강신도시에서 탄 승객 대부분이 김포공항까지 직행할 것”이라며 “경전철 타기가 어렵게 되면 전철이 외면을 받고 광역버스 이용객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포시는 “주민들의 지적이 일리는 있지만, 연간 예산이 6000억 원에 불과한 김포시가 추가 전철 계획을 마련할 때까지 경전철을 시급히 개통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천시와 김포시는 검단신도시까지 연장될 인천지하철1호선을 한강신도시로 추가 연결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인천지하철1호선 계양역에서 검단신도시까지 10km 구간을 연장하는 계획은 이미 확정된 상태. 검단신도시 인근 김포경계지역에서 한강신도시까지의 거리는 2∼3km에 불과하다. 이를 위한 추가재원 3000억 원을 누가 부담하느냐는 문제가 관건이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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