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시험’ vs 사립대 ‘추천’

  • 입력 2009년 7월 9일 03시 00분


日필기비율 국립 82%- 사립 44%
사립대 학력격차 커 수준별 교육

올해 일본의 4년제 사립대학 입학생 가운데 절반가량이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고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녀수가 줄어듦에 따라 신입생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사립대가 다양한 입시 전형을 도입한 결과다. 하지만 학생들의 학력격차가 커 사립대 대부분이 수준별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전국의 4년제 대학(방송통신대 제외) 730개교 가운데 설문에 응한 529개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일본의 4년제 대학 신입생 중 필기시험을 통과해 입학한 비율은 국립대가 평균 82.9%였으나 사립대는 44.3%에 불과했다.

사립대는 필기시험 대신 △지정학교 추천 16.3% △공모제 추천 10.1% △서류심사나 면접 등으로 선발하는 입학사정관제 8.1% △부속 및 계열교 추천 4.7% 등 추천이나 면접 전형으로 신입생의 상당수를 선발했다. 반면 국립대는 입학사정관제가 2.5%에 그치고 지정학교 추천이나 부속학교 추천이 거의 없었다.

실제로 국립 도쿄(東京)대는 98%가 필기시험 신입생으로 도쿄대에 들어가려면 공부를 잘해야 함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에 반해 일본의 대표적 사립대인 와세다(早稻田)대는 필기시험 비율이 63%에 그쳤다.

대학관계자들은 입학 후 학생 실력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기시험 입시생 비율이 30%는 넘어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필기시험을 통해 학력 수준을 인정받은 학생이 많을수록 교육의 내실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 하지만 일본 전체 사립대의 약 30%는 필기시험 입시생 비율이 30% 이하이고 1%대에 그치는 대학도 다수여서 학생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손쉽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사립대들이 ‘대학의 문’을 넓힌 결과 학력 수준 저하로 이어진 것이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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