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최고의 아빠… 너무나 사랑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7월 9일 03시 00분



딸 패리스 짧은 추도사에 잭슨 장례식 눈물바다
장례식후 영구차 행방 묘연… 시신 묻힐 곳 관심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장례식이 7일 오전 10시(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치러졌다. 스티비 원더, 라이오넬 리치, 머라이어 캐리, 어셔 등 쟁쟁한 선후배 가수들과 흑인민권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 배우 브룩 실즈 등이 노래와 조사(弔辭)로 고인을 추모했지만, 이날 사람들의 가슴을 울린 건 고인의 11세 딸이 ‘대디(Daddy·아빠)’를 부르며 한 짧은 조사였다.
2시간 반 동안 진행된 장례식 말미에 딸 패리스가 할 말이 있다며 마이크 앞으로 다가왔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패리스는 울음을 참으려는 듯 눈을 감고 마이크를 잡았다. “아빠는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최고의 아버지였다”고 말하는 패리스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렸다. 그녀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곁에 있던 고모 재닛 잭슨이 어깨를 감싸고 다독거렸다. 패리스는 슬픔을 참으려는 듯 손으로 자신의 목덜미를 움켜쥐면서 “정말 아빠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말을 마쳤다. 패리스는 이내 고모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고 가족과 친척, 그리고 스테이플스센터에 온 1만7500명의 조문객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패리스의 얼굴은 사실상 처음 공개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생전 마이클 잭슨은 자신의 세 아이가 대중에 노출되는 것을 꺼려서 아이들을 밖에 데리고 나올 때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릴 정도였다.
이날 장례식에 앞서 고인의 가족과 친척들은 할리우드 ‘포리스트 론’ 공원묘지에서 비공개 가족장을 먼저 치렀다. 덮개를 붉은색 꽃으로 장식한 고인의 관은 검은색 영구차에 실려 스테이플스센터까지 운구됐고 장례식 내내 무대 아래 가족석 앞에 놓여 있었다. 미국 ABC CBS NBC CNN 등 16개 방송사는 장례식을 전 세계로 생중계했고 인터넷 사이트들도 CNN 방송을 실시간으로 올렸다. 당초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수십만 명이 스테이플스센터 밖에서 지켜볼 것이라는 예상보다 훨씬 적은 1000여 명이 모여 고인의 마지막 길을 조용히 지켜봤다.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 많은 팬들이 생중계를 보며 애도를 표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CNN닷컴 등을 통해 전해진 장례식 동영상 온라인 시청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한편 고인이 어디에 매장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잭슨의 사망진단서에는 임시매장지로 ‘포리스트론’ 공원묘지로 적혀 있다. 이곳은 험프리 보가트, 클라크 게이블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묻힌 곳이다. 그러나 이날 장례식이 끝난 뒤 스테이플스센터를 나온 영구차가 어디로 향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잭슨의 가족들은 고인이 생전에 살던 네버랜드에 묻히길 원했으나 샌타바버라 당국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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