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남양주시장 “구리시와 통합 추진”

  • 입력 2009년 7월 9일 03시 00분


구리시장 “때가 아니다”

경기 남양주시가 인접한 구리시와의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8일 밝혔다. 지방행정체제 개편이 논의 중인 가운데 경기지역에서 지방자치단체 간 통합 추진을 공식 선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이석우 남양주시장은 “구리시와 자율통합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두 도시가 통합하면 인구 80만 명의 도시로 현재 추진 중인 지방행정체제 개편 방향과도 맞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장은 “남양주와 구리는 역사 문화적으로 동질성을 갖고 있다”며 “통합이 이뤄지면 왕숙천을 중심으로 3300만 ㎡ 규모의 녹색신도시가 건설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리시와 남양주시는 조선시대 한 지역이었으나 1986년 남양주군 구리읍이 구리시로 승격되면서 분리됐다.

이 시장의 통합 추진 발표에 구리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영순 구리시장은 “통합은 정치인이나 단체장이 아니라 주민들의 뜻에 따라야 한다. 사전 논의도 없는 추진 발표는 곤란하다”며 일방적인 발표에 불쾌감을 나타냈다. 박 시장은 “지금은 지자체 통합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며 “현재는 어려운 경제상황을 해결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이 최근 지자체 간 자율통합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두 도시 간 통합 논의가 본격화될 수도 있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자율통합을 추진하는 지자체를 전폭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한나라당은 최근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지자체장의 동의나 지자체 간 합의가 없어도 통합을 위한 여론조사와 주민투표 등을 실시할 수 있게 된다. 통합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관련 절차나 결과를 무시하지 못한다.

이에 앞서 구리시가 지역구인 주광덕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6일 “구리시와 남양주시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율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시대환경에 맞춘 지방행정체제의 효율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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