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전북 자사고 지정 무산될듯

  • 입력 2009년 7월 8일 06시 27분


道교육청 학생선발방식 ‘선지원 후추첨’으로
우수학생 선발 불가능해 신청 철회 가능성

전북도교육청이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학생 선발방식을 ‘선지원 후추첨’으로 결정했다. 이는 성적 우수 학생 선발이 사실상 불가능한 방식이어서, 전북지역 자사고 지정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북에서는 익산 남성고와 군산 중앙고 등 2곳이 자사고 전환을 신청했다.

전북도교육청은 7일 평준화지역 입학전형위원회를 열고 자사고 입학 전형방법을 ‘선지원 후추첨’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양기수 중등교육과장은 “자사고는 일선 고교에 우수 학생 선발권을 주려는 제도가 아니라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당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양 과장은 “내신과 면접 등 이른바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면 현재의 고교 평준화 정책이 깨지고 극심한 사교육을 유발할 우려가 있어 반대 여론이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방식은 성적에 관계없이 도내 모든 희망 학생의 지원을 받은 뒤 무작위 추첨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 방식대로 하면 신청학교의 희망과 달리 성적이 뛰어난 학생을 뽑기가 어렵게 된다. 특히 정부 방침에 따라 정원의 20%는 기초생활수급권자, 차상위계층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의무적으로 뽑아야 해 전기 인문계 고교는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남성고와 중앙고 관계자는 “학교에 부담만 지우고 학생 선발권은 완전히 통제하는 것”이라며 “자사고 전환을 하지 말라는 얘기 아니냐”고 반발했다.

이들 학교는 되도록 빨리 내부 논의를 거쳐 신청 철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전기 인문계 고교인 두 학교가 자사고 전환을 신청한 가장 큰 이유는 우수 학생을 뽑아 명문고로 발돋움하려는 것이었다. 여기에 두 학교 모두 재단전입금 등에 대한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신청을 철회하지 않더라도 최종심의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두 학교의 자사고 전환 신청에 대해 전교조 등 단체들은 평준화 정책의 틀이 깨진다며 반대해 왔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자사고가 성적 우수 학생을 싹쓸이하는 것은 불가능해진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전북 도내 자사고 지정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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