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족이 죽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나”

  • 입력 2009년 7월 8일 03시 04분


■ 위구르족이 말하는 시위 이유

5일 밤 대규모 유혈시위가 발생했던 중국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烏魯木齊) 위구르인들은 말을 아꼈다. 길에서 마주친 대부분의 위구르인들은 중국어로 말하자 “못 알아듣는다”고 대화에 응하지 않았다. 우루무치의 위구르족 대부분은 실제 중국인이지만 중국어를 할 줄 몰랐다. 그들은 대신 민족 언어인 위구르어를 사용해 그들끼리 살고 있었다. 한족과 위구르족은 이처럼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못했다.

이날 시위가 발생한 난먼(南門) 지역 부근에서 작은 점포를 운영하는 30대의 한 위구르인은 7일 “광둥(廣東) 성에서 위구르인 400∼500명이 한족에게 죽임을 당했다”며 “동족이 죽는 마당에 당신이라면 가만히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주 광둥 성에서 한족과 위구르족 간에 충돌이 발생해 2명이 숨졌다고 발표했었다.

어디서 들었느냐고 묻자 그는 전해들은 이야기라고 했다. 중국 정부 발표처럼 외부 망명 위구르인이 인터넷 메신저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시위를 조종했느냐고 묻자 절대 아니라고 말했다. 5일 오후 평화로운 시위를 경찰이 강경 진압하면서 폭력 시위로 확산됐다는 것. 그에게 한족을 싫어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옆 가게 한족 종업원 눈치를 보면서 한동안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시내 번화가 대부분의 건물은 한족 소유고, 위구르족이 사는 어떤 지역은 상하수도 시설도 제대로 없을 만큼 낙후됐다”고 말했다.

우루무치=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