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납 강요’ 본격 수사… 대질심문 검토

탤런트 고 장자연 씨의 소속사 전 대표인 김모 씨 구속영장이 6일 발부됐다. 이날 경기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김 씨가 고개를 숙인 채 성남지원을 나서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故장자연씨 소속사 前대표 구속

탤런트 고 장자연 씨의 소속사 전 대표 김모 씨(41)가 6일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김 씨를 상대로 술자리 접대 및 ‘성 상납’ 강요 등에 대한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이상우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오후 7시 20분경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김 씨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경찰은 4일 김 씨에 대해 폭행, 협박, 횡령, 도주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해 6월 소속사 사무실에서 손과 페트병으로 장 씨를 폭행하고 올해 2월에는 장 씨와 장 씨의 지인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협박한 혐의다. 김 씨는 또 올해 초 장 씨가 받을 영화 출연료 240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김 씨는 6일 오전 성남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장 씨를 때린 것이 아니라 건드리는 수준이었다”며 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문자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사실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횡령했다는 출연료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매니저 비용 등으로 정산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11월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체포됐다가 경찰의 감시소홀을 틈타 도주한 혐의에 대해서는 “체포 이후가 아니라 체포과정에서 달아난 것이라 범죄 구성요건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의 구속으로 일단 경찰 수사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검찰로 사건을 송치하는 13일까지 김 씨의 강요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수사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강요죄 공범 혐의를 받고 있는 참고인중지자와 내사중지자 등 9명의 혐의 입증에도 나설 계획이다. 장 씨의 자필 문건을 유출한 장 씨의 매니저 유장호 씨(29)와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된 드라마 감독 등에 대한 보강수사도 함께 진행된다. 그러나 김 씨뿐 아니라 수사 대상자 대부분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수사가 순조롭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찰은 수사 대상자들을 출석시켜 조사하는 한편 김 씨와의 대질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술자리나 골프 접대에 참석한 것이 확인되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김윤종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