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동영상도 저작권법 위반? 알쏭달쏭 저작권법 해부

  • 입력 2009년 7월 4일 18시 32분


지난달 17일 네이버 블로그에 가수 손담비의 노래 '미쳤어'를 따라 부르는 5살 어린이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왔다 사라졌다. 한 블로그 이용자가 딸아이의 노래라며 반주도 없이 노래만 흥얼거리는 53초 분량의 동영상과 가사 일부를 포함한 게시글을 올린 것. 그러나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는 이 게시물에 대해 '지적재산권 침해'라며 네이버에 게시 중단 요청을 했고 곧 블라인드(비공개) 처리 되었다.

이에 그 블로그 이용자는 '5살짜리 딸아이가 유행가를 따라 부르는 장면이 과연 저작권자의 정당한 경제적 권리를 침해할 정도의 일이었나'는 요지의 반박문을 올렸고 이것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공감을 얻었다. 현재까지 이 반박문에는 600여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이를 계기로 23일부터 시행될 저작권법 개정안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네이버 측은 "다섯 살짜리 아이가 유행가에 맞춰 율동을 흉내 내는데 그친 동영상이라도, 현행법상 포털은 음저협의 게시중단 요청을 거절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저작권자는 물론 이용자 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23일 시행될 저작권법 개정안은 불법 복제물 게시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포털 등 서비스 제공업체의 책임을 묻는 조항이 추가되어 시행 전부터 논란이 예고됐다.

불법 복제물을 웹하드나 P2P(개인 간 파일공유) 서비스 등 인터넷을 통해 퍼뜨리는 누리꾼이 3회 이상 경고를 받을 경우 정부가 업로더의 계정이나 웹하드의 특정 게시판 서비스를 6개월까지 정지시킬 수 있는 '삼진 아웃제'가 도입됐다.

실제로 누리꾼들은 인터넷 이용을 제약받지 않을까 크게 동요하고 있는 상태다. 무심코 올린 동영상 때문에 특정 사이트에서 퇴출되는 것은 아닐까? 저작권법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알아보자.

Q1) UCC 배경음악, 노래가사 게시, 사진, 기사 등을 허락 없이 복제해서 내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올리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되는가?

A1) 음악파일이나 사진, 기사 등은 모두 저작물로서 보호되므로 저작자의 허락 없는 복제, 복사행위는 저작권 침해가 된다. 이는 저작권법 개정 전에도 불법이었으나 인터넷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관행적으로 용인되어 온 것이다.

Q2) 상업적인 목적 없이 개인 블로그에 게시만 해도 저작권 침해가 되는가?

A2) 반드시 상업적인 목적이 있어야 저작권 침해가 되는 것은 아니며 상업적인 목적이 없어도 온라인상에 게시가 되면 저작권 침해는 성립한다. 예를 들어 가수의 음악을 따라 부르는 동영상을 제작해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보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으나 온라인상에 업로드 하는 경우는 무단 전송행위에 해당한다.

Q3) 신문기사는 소설이나 시와 같은 창작물도 아닌데 저작권으로 보호되는가?

A3) 신문기사 역시 기자의 주관적인 창작 노력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당연히 저작권으로 보호된다. 또한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전문을 게재할 수 없으며 원문 기사로의 링크는 허용된다.

Q4) 출처를 밝힌 음악파일이나 사진, 기사들을 복제해서 블로그에 올려도 저작권법 침해인가?

A4) 출처를 밝힌다고 해서 저작권 침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저작권법은 저작자의 동의 없는 복제 행위를 문제 삼는 것이므로, 단순히 출처를 밝힌 것이 그 저작물의 사용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저작자의 허락 없이 온라인상 저작물 이용이 가능한 사례는 △영화를 비평하기 위해 해당 영화의 한 장면을 캡쳐하여 비평글과 같이 올리는 행위 △ 신문기사의 제목만을 노출시켜놓고 이를 클릭했을 때 해당 신문사 사이트로 이동하도록 링크 거는 행위 △ CCL(저작물이용허락표시·Creative Commons Locense) 마크가 부착된 저작물을 이용하는 행위 △블로그 배경음악용 음악을 구입하여 정해진 용도로 이용하는 행위 등으로 제한된다.

Q5) 저작권 침해 시 형사 처벌의 수위는?

A5) 저작권법 제 136조에 따르면 저작권 침해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Q6) 저작권자와 합의해 고소가 취하되어도 처벌을 받는가?

A6) 저작권법 위반죄는 친고죄이다. 즉 고소가 있어야만 수사하고 처벌할 수 있다. 곧 피해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고소를 하지 않으면 수사기관이 인지 수사를 진행할 수 없다. 일단 고소를 한 다음에도 사후에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해 버리면 그 자체로 형사사건은 사라지게 된다.

Q7) 불법복제물을 이용해 법무법인의 고소가 들어올 경우 무조건 합의를 봐야 하나.

A7) 불법복제물 업로드는 불법행위가 분명하지만 일부 법무법인이 일반 국민,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고소 후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액수는 △ 저작자가 피해를 입었다면 그 피해를 입은 액수 △ 저작자가 그 저작물을 다른 곳에 라이센스 줬을 때 일반적으로 얻게 되는 비용을 손해배상액으로 본다는 규정이 있다. 법무법인이 경미한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고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면 관할 경찰서나 저작권위원회(2669-0011, 0015)의 안내를 우선 받는 것이 좋다.

우경임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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