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해물 매달려 사체 사이 13시간 둥둥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7월 2일 02시 59분



인도양 추락 예멘여객기
14세 佛소녀 유일한 생존


지난달 30일 인도양 해상에서 발생한 예멘 여객기 추락사고에서 살아남은 14세 프랑스 소녀는 비행기 잔해물에 의지한 채 13시간 이상 바다 위에서 버티다 극적으로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스 정부는 1일 “현재까지 생존자는 소녀 1명뿐이며 다른 생존자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름이 바야 바카리로 알려진 이 소녀는 얼굴에 타박상을 입고 팔꿈치에 붕대를 감았지만 의식이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사고 수습을 위해 코모로를 방문 중인 알랭 주아양데 협력담당 국무장관은 “추가 생존자가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주아양데 장관은 병원을 방문해 “(소녀의 생존은) 진짜 기적”이라며 “바카리는 용기 있는 소녀”라고 격려했다. 그는 또 바카리 양이 지나가는 배를 향해 구조신호를 보낸 점을 언급하며 “그녀는 믿을 수 없는 강인한 정신적 힘을 보여줬다”고 거듭 칭찬했다.
바카리 양은 1일 밤 항공편으로 프랑스로 옮겨져 파리 시내 병원에 입원했다. 바카리 양의 아버지는 프랑스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내 딸은 몸이 허약하고 거의 수영을 못하지만 잔해물에 매달려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추락한 예멘 여객기의 블랙박스가 발견되는 등 실종자 및 기체 잔해 수색작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수색기가 항공 순찰을 벌이던 중 그랑데코모레 지역에서 40km 떨어진 해역에서 블랙박스의 음파신호를 감지했다”며 “블랙박스 한 개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자국민 65명을 잃은 프랑스 정부는 예멘 항공당국과 항공사의 부실한 기체 점검이 사고 원인이라는 주장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반면 예멘 정부는 악천후에 따른 사고라고 강조하고 있다. 프랑스군은 사고 직후 현장에 2척의 함정과 수색기를 급파한 데 이어 1일 순찰정과 감시정 2척을 추가로 배치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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