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상하이지수 3,000선… 펀드환매 할까 말까

  • 입력 2009년 7월 2일 02시 59분


‘조정 거친후 재투자’ 고려할 만
환매시점 놓치면 낭패볼수도

중국 경제가 침체의 수렁에 빠진 글로벌 경제를 건져 낼 것이란 ‘복음’이 확산되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의 자금이 중국 증시로 쏠리고 있다. 1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6월 11일 이후 처음으로 3,000대를 돌파하면서 전날보다 48.79포인트(1.65%)오른 3,008.15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막상 중국 내에서는 단기간에 급등한 증시를 놓고 자산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국내 투자 전문가들도 하반기(7∼12월)에 중국 증시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언제 중국 증시에서 한 발짝 물러날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25일 중국 은행감독위원회는 일선 은행들에 ‘신규대출 관리 강화 통지’를 내려보내면서 대출금의 수요처를 철저히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웨이자닝(魏加寧) 거시경제부 부책임자도 같은 달 29일 신규 대출금이 증시로 유입되면서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의 이런 태도는 5월 말까지 발생한 5조8000억 위안의 신규 대출 중 약 1조3600억 위안이 증시로 흘러들면서 거품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상반기(1∼6월) 중국 경제를 끌어온 재정 지출과 유동성 증가가 하반기로 갈수록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상반기에 올해 예정된 중앙정부의 공공투자 예산 9080억 위안 중 62%가 집행됐다. 세계 각국에서 논의되는 유동성 환수를 위한 탈출전략(exit strategy)이 중국에서 시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신증권 오승훈 한중리서치 팀장은 “유럽과 미국 등에서도 통화 공급이 많이 이뤄졌지만 실제로 신용 창조가 제대로 이뤄진 국가는 중국이 유일하다”며 “결국 시중 유동성이 과도한 자산거품을 일으키고 있다고 판단되면 중국 정부가 미세한 정책 변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하반기 중국 증시의 흐름은 결국 수출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국의 대외수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민간투자가 위축되면서 경기 회복세가 뒷걸음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이 경제위기에서 회복되던 1999년에도 상하이지수는 바닥에서 109%가량 상승한 뒤 조정 받았다. 이를 감안하면 상하이지수의 이번 단기 고점은 3,300 선에 머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많이 들어있는 홍콩H증시도 이미 저점 대비 110%가량 올라 6월 말 현재 11,000 선에 육박한다. 1999년 139%가량 올랐던 경험에 비춘다면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는 결론이다.

중국펀드 투자자들은 하반기에 증시가 고점에 가까워졌다는 판단이 들면 환매를 고려할 만하다. 중국 증시가 올해 충분히 조정을 거치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투자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다. 경기가 주춤거리는 모습이 나타나면 중국 정부가 추가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외국 자본의 유출입에 시간이 걸리는 상하이 증시의 특성상 자칫 환매 시점을 놓치면 환매 요청일로부터 최대 한 달 뒤에 투자금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계웅 펀드리서치 팀장은 “중국 펀드를 환매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부담스럽거나 단기 투자를 고려한다면 중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이용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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