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685>曰, 莫春者에 春服이 旣成이어든 …

  • 입력 2009년 7월 1일 02시 57분


공자는 제자들의 포부를 듣고 누구에게 동의했나? 바로 點(점) 즉 曾晳(증석)이다. 증석은 어떤 포부를 말했나? ‘논어’ ‘先進(선진)’의 이 言志章(언지장)에 멋진 말이 실려 있다.

莫春은 暮春과 같다. 者는 시간부사에 붙은 조자다. 春服은 봄날 입는 조금 가벼운 겹옷이다. 冠者는 스무 살에 冠禮(관례)를 올린 성인, 童子는 15∼16세의 소년이다. 乎는 ‘∼에서’다. 沂는 魯(노)나라 성의 동남쪽을 흐르는 시내로, 온천이 있었다고 한다. 浴은 손과 얼굴을 씻는 일, 風은 바람 쐬는 일이다. 舞雩는 舞를 추며 기우제 지내는 약간 높은 곳이다. 詠而歸는 시 읊으면서 돌아온다는 말이다. 夫子는 공자를 가리킨다. (위,괴)然은 한숨 쉬는 모습이다. 與는 許與(허여)의 뜻이다.

공자는 子路(자로), 염有(염유), 公西華(공서화)의 言志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증점이 克己復禮(극기복례)의 경지를 드러냈다고 칭송한 것도 아니다. 정약용이 말했듯이 애당초 공자는 제자들에게 나라 다스리는 일을 물었으므로 세 사람의 대답은 잘못이 아니었다. 다만 당시는 時運(시운)이 불리했다. 그래서 증점은 세 사람과는 달리 내 좋아하는 바를 따르겠다고 말했고, 공자도 그 점에서 증점을 인정했다. 天時(천시)에 순응하면서 自適(자적)하는 태도를 우리는 배워야 하리라.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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