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은 한국 협상대표가 국정원 소속인 지와 이번 협상과정에서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공식적인 확인은 거부하고 있지만 사태 초기부터 막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보당국의 한 관계자는 "국정원은 지난달 19일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중대하고 위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테러정보통합센터를 중심으로 이슬람 전문가와 해외파트 등을 차출해 비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며 "그동안 외국 정보기관들과도 긴밀히 정보를 교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언론에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는 이른바 '선글라스맨'은 영어뿐만 아니라 아프간 현지어에도 능통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가 국정원 직원임을 은연 중 시인했다.
관심을 끄는 사진은 탈레반측 협상 대표가 인질 석방에 합의한 뒤 '선글라스맨'과 어깨동무하듯이 팔을 걸고 언론과 얘기하는 모습을 담은 것이다.
국정원은 사태 초기부터 아프간 현지에 직원들을 파견,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신분을 숨긴 채 각종 라인을 통해 탈레반 측과 접촉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목숨을 내걸고 뛰었다" "죽는 걸 감수하고 움직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업무 성격상 잘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탈레반과 4차례 대면접촉 과정에서도 처음부터 국정원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소말리아 한국인 선원 피랍사건에도 국정원이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인질들이 한국에 도착한 후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설명은 미뤘다.
국정원은 2005년 테러 징후를 탐지하고 발생 시 대책을 수행할 테러정보통합센터를 만들어 대(對)테러 협상 전문요원도 양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04년 김선일 씨가 이라크 무장세력에 납치돼 살해된 것을 계기로 이 지역전문가 양성에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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