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맨'은 국정원 직원…영어-현지어 능통

  • 입력 2007년 8월 31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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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28일 대면 접촉에서 인질 전원 석방에 합의한 사실을 발표할 때 사진으로 공개된 한국 협상대표가 국가정보원 직원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사태 해결과정에서 국정원의 역할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 협상대표가 국정원 소속인 지와 이번 협상과정에서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공식적인 확인은 거부하고 있지만 사태 초기부터 막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보당국의 한 관계자는 "국정원은 지난달 19일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중대하고 위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테러정보통합센터를 중심으로 이슬람 전문가와 해외파트 등을 차출해 비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며 "그동안 외국 정보기관들과도 긴밀히 정보를 교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언론에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는 이른바 '선글라스맨'은 영어뿐만 아니라 아프간 현지어에도 능통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가 국정원 직원임을 은연 중 시인했다.

관심을 끄는 사진은 탈레반측 협상 대표가 인질 석방에 합의한 뒤 '선글라스맨'과 어깨동무하듯이 팔을 걸고 언론과 얘기하는 모습을 담은 것이다.

국정원은 사태 초기부터 아프간 현지에 직원들을 파견,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신분을 숨긴 채 각종 라인을 통해 탈레반 측과 접촉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목숨을 내걸고 뛰었다" "죽는 걸 감수하고 움직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업무 성격상 잘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탈레반과 4차례 대면접촉 과정에서도 처음부터 국정원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소말리아 한국인 선원 피랍사건에도 국정원이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인질들이 한국에 도착한 후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설명은 미뤘다.

국정원은 2005년 테러 징후를 탐지하고 발생 시 대책을 수행할 테러정보통합센터를 만들어 대(對)테러 협상 전문요원도 양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04년 김선일 씨가 이라크 무장세력에 납치돼 살해된 것을 계기로 이 지역전문가 양성에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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