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진보와 보수 넘어 실용으로 가겠다”

  • 입력 2007년 8월 3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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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전남 구례군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강재섭 대표와 이재오 최고위원(앞줄 왼쪽부터)이 나란히 앉아 박수치고 있다. 구례=이종승 기자
30일 전남 구례군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강재섭 대표와 이재오 최고위원(앞줄 왼쪽부터)이 나란히 앉아 박수치고 있다. 구례=이종승 기자
한나라당은 30일 전남 구례군 지리산가족호텔에서 국회의원·당원협의회위원장 합동연찬회를 열었다. 경선이 끝나고 처음 마련된 ‘정권교체를 위한 의기투합의 장’이었다.

이명박 대선 후보와 강재섭 대표 등 참석자 모두가 줄곧 ‘한마음 한몸, 정권교체를’을 외쳤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던 인사들은 일부만 참석해 아쉬움을 남겼다.

▽“정권교체 소명 위해 화합 해야”=이 후보는 “기자들 눈치를 보니까 뭘 이야기하느냐보다는 누가 왔나 보고, ‘반쪽’(행사)인지 ‘온쪽’(행사)인지 쓰고 싶어서 온 것 같은데 분명 온쪽”이라며 농담으로 인사말을 시작했다.

이 후보는 이어 “진정한 화합은 정치적으로 과시하면서 보여지는 게 아니라 물이 스며들듯 마음에 흘러 하나가 되는 것”이라며 “경쟁하고 싸웠기 때문이 아니라 정권교체라는 역사적 소명을 위해 화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정으로 전당대회 마지막 3분 박 전 대표의 말 한마디가 한국 정치사에서 ‘3김’도 이루지 못한 큰 획을 긋는 변화를 가져왔다”며 “엊그제 있었던 하찮은 일은 씩 웃고 끝내야 한다. 그게 긍정의 힘이다”라고 강조했다.


촬영: 이종승 기자

이 후보는 “저는 형식을 타파하고 진보, 보수를 뛰어넘어 실용적으로 국민의 요구를 하나씩 수용해 나가겠다”며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5가지 문제인 △무능한 리더십 △투자 부진 경제 △인재를 기르지 못하는 교육 △방만한 정부 △불안한 삶의 질과 양극화를 ‘이명박 정부’가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현 정부 들어 국가 부채가 290조 원으로 늘어난 점을 언급하며 “막 쓰고 빚내고 하여튼 대단한 용기다. 정신이 나갔든지, 무식하든지 두 가지 이유에서다”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호남에 대한 애정도 강조했다. 그는 저녁 만찬에서 “오래전부터 한나라당 대표가 광주에서 당선되고, 저쪽(범여권) 대표가 대구에서 당선되는 정치를 꿈꿔 왔다”고 말했다.

▽“생사를 같이하자”=강 대표는 “정권교체라는 높은 산에 오르기 위한 등반 준비는 다 끝났다”며 “절벽을 오를 때 한 로프에 몸을 묶고 생사를 같이하는 동지처럼 모두가 한몸이 되자”고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또 “서로 상처를 보듬고 붕대를 감아 줘야지 상처에 고춧가루를 뿌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연찬회 시작 전 프레스룸을 찾은 강 대표는 “휴가철이라 해외에 나간 사람도 있고, 아픈 사람도 있고, 마음이 아픈 사람도 있다”면서 “박 쪽에서 안 왔다고 쓰지 말아 달라”고 기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촬영: 이종승 기자

안상수 원내대표는 “정기국회에서는 집권세력이 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기자실을 통폐합하는 민주주의 파괴 행위를 먼저 바로잡고 10월 국정감사에 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촬영: 이종승 기자

▽어색한 만남=연찬회에는 참석 대상 253명 가운데 168명이 왔다. 박 전 대표 캠프 소속이었던 의원은 대부분 불참했다. 김학원 김기춘 김학송 김태환 안홍준 정희수 심재엽 이진구 안명옥 한선교 의원 등 10여 명만 눈에 띄었다.

경선을 완주한 원희룡 홍준표 의원은 일찍 행사장에 도착했고 중도 사퇴한 고진화 의원도 모처럼 모습을 나타냈다.

비공개로 진행된 저녁 만찬 때 참석자들은 ‘이대로’(이명박을 대통령으로)를 외치는 등 결속을 다졌다.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일부 의원도 건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외치기도 했다.

구례=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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