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승부수는 파벌 안배-중진 중용

  • 입력 2007년 8월 2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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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쇄신 인사… 외상 마치무라-관방 요사노

아소 자민 간사장 ‘포스트 아베’ 한발 앞으로

참의원 선거 참패로 궁지에 몰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7일 내각과 자민당의 주요 당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아베 총리의 정치생명이 걸린 이번 개각 및 당직개편은 당내 각 파벌에서 골고루 각료를 등용하고 요직에 가급적 신인보다 중진을 앉혔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지난해 총리 취임 후 경륜이 부족한 측근과 선거 유공자들로 내각과 주요 당직을 채운 점이 선거 패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반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참의원 선거 후 불만이 커진 비주류 파벌을 달래 ‘총리퇴진론’을 잠재우려는 계산도 엿보인다.

아베 총리는 당정의 가장 중요한 포스트인 자민당 간사장과 관방장관에 각각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과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전 경제재정상을 임명했다.

아소 간사장은 여당의 조직과 자금을 총괄하고 선거를 총지휘하는 자리를 손에 넣음으로써 ‘포스트 아베’ 경쟁에서 한층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요사노 관방장관은 정책 경험이 풍부해 첫 조각에서 관방장관 임명이 유력했으나 아베 총리의 절친한 친구인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전 관방장관에게 밀린 바 있다.

그는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비판적이며 성장보다 재정을 중시하는 정책 성향을 갖고 있다. 지난해 10월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을 사임하고 약 3개월간 병원에 입원하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일관계의 열쇠를 쥔 외상에는 아베 총리의 출신 파벌을 이끄는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전 외상이 임명됐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시절 외상을 지낸 그는 올해 5월 미국의 한 강연회에서 “한국의 노무현 정권은 국내 정치적인 이유로 일본을 때려서 지지율을 높이는 행동을 자주 한다”며 작심한 듯 ‘비외교적’ 독설을 퍼부은 바 있다. 그는 당시 “포스트(Post) 노무현 정부에 기대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새 직책에 앉은 인물 중 아소 간사장과 마치무라 외상 외에 이부키 분메이(伊吹文明) 문부과학상,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방위상,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총무회장 등도 각각 자기 파벌을 이끌고 있는 ‘보스’들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가 내각과 당을 장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후생노동상은 의외의 발탁 인사로 꼽힌다. 그는 도쿄(東京)대 교수 출신으로 자민당 안에서 아베 총리를 가장 강력히 비판해 온 인물 중 한 명이다.

50세인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 자민당 간사장대리를 정조회장에 임명한 것도 파격으로 꼽힌다. 그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의 장남이다.

아베 2차 내각 각료 및 자민당 주요 당직자
구분직책이름전직나이(세)
내각총무상마스다 히로야(增田寬也)전 이와테 현 지사55
법무상하토야마 구니오(鳩山邦夫)전 노동상58
외상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전 외상62
재무상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전 방위청 장관63
문부과학상이부키 분메이(伊吹文明)유임69
후생노동상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참의원 정무심의회장58
농림수산상엔도 다케히코(遠藤武彦)전 농림수산 부대신68
경제산업상아마리 아키라(甘利明)유임58
국토교통상후유시바 데쓰조(冬柴鐵三)유임71
환경상가모시타 이치로(鴨下一郞)자민당 정무조사회 부회장58
관방장관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전 경제재정상69
국가공안위원장이즈미 신야(泉信也)전 경제산업 부대신70
방위상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전 법무상65
오키나와 북방담당상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전 문부과학 부대신50
소자화담당상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전 총무상 정무관54
경제재정상오타 히로코(太田弘子)유임53
행정개혁상와타나베 요시미(渡邊喜美)유임55
자민당3역간사장아소 다로(麻生太郞)외상66
총무회장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전 경제산업상68
정무조사회장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간사장 대리50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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