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쫙!아이 독서지도]추천도서목록은 필수 아닌 선택

  • 입력 2007년 8월 28일 03시 02분


코멘트
어떤 책을 골라서 아이에게 읽게 할지 결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아무리 자녀 독서지도에 관심이 있는 부모라도 그 많은 책을 일일이 다 읽어 보고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좋다고 소문난 책은 무조건 자녀에게 보여 주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책은 아이가 보는 것인 만큼 아이가 좋아해야 한다는 믿음 아래 전적으로 아이에게 도서 선택권을 주는 부모도 있다.

이런 고민을 하는 부모들을 위해 ‘도서목록’이라는 것이 있다. 대다수 부모와 자녀들은 도서목록에 나온 책 위주로 독서계획표를 짠다.

시중에는 다양한 도서목록이 나와 있다. 연령대별 목록은 기본이며 상황별 목록, 유명한 상을 받은 도서목록,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기 좋은 도서목록 등 분류법도 다양하다.

얼마 전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어머니가 “집에 읽지 않은 책이 쌓여 있어도 새로운 도서목록이 나오면 거기 포함된 책들을 모두 아이에게 읽게 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이 든다”고 상담해 왔다. 아마 다른 학부모의 심정도 비슷할 것이다.

그렇지만 목록의 노예는 되지 말자. 목록을 현명하게 이용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첫째, 도서목록을 ‘교통정리’해 줘야 한다. 통합논술이 강조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목록에 나온 순서대로 자녀에게 책을 읽게 하기보다는 특정 주제에 맞도록 사회학, 과학, 경제학, 철학 분야 책들을 모아 주면 이해력을 배로 높일 수 있다. 여러 책을 서로 연결해서 읽으면 각 책의 저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잡아낼 수 있다.

둘째,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 도서목록 위주로 선택하되 최종 선택권을 아이에게 주자.

학교에서 독서왕을 차지한 학생들의 공통적인 독서비결은 책 읽기 자체를 즐긴다는 것이다. 이 학생들에게 자신의 꿈을 키운 책을 꼽아 보라고 하면 학부모, 학교, 각종 단체가 정해준 도서목록에는 없는 것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큰 주제별로 책을 정해 주되 아이가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직접 고르도록 해 주자.

그러니 ‘필수도서’ ‘권장도서’ ‘추천도서’ 같은 말에 너무 마음이 약해지는 부모가 되지 말자. ‘무슨 책을 읽는 것’보다는 ‘어떻게 책을 읽느냐는 것’이 중요하다. 그 방법을 깨우쳐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오진원 웹진 ‘오른발왼발’ 운영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