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경선후 첫 의총…李-朴측 "수고했다"

  • 입력 2007년 8월 27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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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 끝난 이후 첫 번째 의원총회가 27일 국회에서 열렸다.

새 원내대표를 뽑기 위해 소집된 이날 의총은 경선 기간 '사생결단식' 대립을 보였던 이명박 대선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 측 의원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어떤 분위기를 보여줄 지가 관심이었다. 최근 이 후보가 당에 착근하는 과정에서 양측간 미묘한 감정의 앙금이 표출됐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그러나 의총은 박 전 대표 측 핵심인사 일부가 불참한 것을 제외하면 일단 겉으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50 여분 만에 마무리됐다.

참석 의원 95명은 '친이(親李)' 인사인 안상수 의원과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이한구 의원을 합의추대 형식을 빌려 선출했다. 단독 출마였지만 특별히 이의를 다는 의원은 없었다.

박 전 대표를 지원했던 의원들도 경선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 가운데 일부를 뺀 20여 명이 참석해 이 전 시장 측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수고했다"고 서로 격려했다. 이들은 과거 캠프인사들끼리 모여 있기 보다는 서로 뒤섞여 앉았다.

박 측 핵심인사 중 김기춘, 김학송, 최경환, 이혜훈, 한선교, 유정복 의원 등은 참석했지만, 김무성, 허태열, 김재원, 유승민, 이규택 의원 등은 불참했다.

나머지 70명가량은 과거 '비주류'였던 이 후보 측 인사들 대부분과 중립성향 의원들로 채워져 변화를 실감케 했다.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박희태 의원과 이재오 최고위원을 비롯해 주요 공신들이 대부분 모습을 보였다.

경선에 출마했던 의원 중에는 박 전 대표만 불참하고 홍준표, 원희룡, 고진화 의원이 모두 참석했다.

당 지도부 역시 '화합과 협력'을 강조하는데 전념했다.

강재섭 대표는 "히말라야 산을 올라간다면 절반을 왔다. 이제 베이스캠프 차린 것"이라면서 "이 캠프, 박 캠프 이런 말은 그만 두고 본선을 위한 `한나라 캠프'를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통합민주신당이 '대운하 검증특위'를 만들겠다고 한 점을 지적, "이번 여름이 더워서 더위를 먹었는지, 원래 그런 분들인지 모르겠으나 이런 일을 보면 저 사람들 정말 터무니없는 일을 많이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래서 오늘부터 베이스캠프를 차려서 새로운 각오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상수 신임 원내대표도 인사말을 통해 "후보 경선에서 일어난 모든 앙금을 이 자리에서 모두 털고 단합해서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위해 몸을 던져야 한다"면서 "단합을 위해 서로 양보하고 존중하는 미덕을 보여달라"며 동의의 박수를 유도했다.

그는 또 "이한구 정책위의장과 의논해 당의 화합을 위해 모두가 만족하는 인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대표에 대해서는 "대구지검에 근무할 때 공판부 실장으로 모셨다. 옛날 인연을 살려 잘 모시고 일을 잘 하겠다"고 말했고, 임기를 마무리한 김형오 전 원내대표에 대해선 "너무나 잘 하셔서 명예 원내대표로 모시겠다"고 제의해 동의를 얻었다.

이와 관련해 박 전 대표를 지원했던 송영선 의원은 "(명예 원내대표는) 당헌에 없는 것인데 기분대로 당헌을 바꾸냐", "짜고 치는구만" 등의 발언을 하면서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한구 신임 정책위의장은 범여권을 향해 "못 먹는 감 찔러나 보고 있다", "악동들이 먹고 싶은 음식에 침 뱉고 있다", "별 짓을 다하고 있다" 등의 표현을 동원해 거세게 비난한 뒤 "신뢰 가는 정당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형오 전 원내대표와 이주영 전 정책위의장도 이임사를 통해 정권 교체를 위한 당내 화합을 거듭 주문했다.

한편 지난해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비리 의혹에 휘말려 탈당했던 박성범의원이 1년4개월여 만에 한나라당 의총장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초 복당한 시점에서부터 계산하면 약 두달 만에 당의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이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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