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재계 인맥 “정치권과 불가근 불가원”

  • 입력 2007년 8월 2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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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출신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재계와 정치권의 인맥(人脈)이나 혼인 관계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그룹의 대주주 일가나 주요 임원이 정치권 인사와 이런저런 관계를 맺고 있는 사례는 적지 않습니다.》

명실상부한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그룹은 “기업은 정치와 너무 가까워서는 안 된다”는 이건희 회장의 지론에 따라 이 회장 일가가 정치권과 직접 얽혀 있는 사례는 없지만 그룹 임원 중에 정치권 인사와 특수 관계를 맺고 있는 사례는 더러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해진 삼성BP화학 사장은 범여권의 대선 후보 중 한 명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친형입니다. 그룹 비서실 출신인 이 사장은 삼성서울병원 부사장, 삼성자원봉사단 단장(사장)을 거쳐 올해 초 인사에서 삼성BP화학으로 옮겼습니다.

천방훈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연구소 전무는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입니다. 이명박 후보의 첫째 사위인 이상주 씨는 검사 출신으로 삼성화재 법무담당 상무보로 근무 중입니다.

현대가(家)에서는 ‘현대 공채 출신’인 이 후보가 오랜 기간 그룹 주력회사였던 현대건설을 이끌어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들과 간접적인 관계가 있습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씨와 결혼하면서 정계와 연을 맺었습니다.

LG그룹에서는 2000년 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LG벤처투자 구자두 회장의 아들 구본천 사장이 이명박 후보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사위입니다.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과 이명박 후보의 셋째 딸이 결혼해 사돈관계입니다.

그러나 대다수 그룹은 이런 관계가 부각되는 게 오히려 부담스러우며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가까이하지도 멀리하지도 않음)이라는 큰 원칙을 지키고 있다는 반응입니다. 과거 비자금 사태로 곤욕을 치른 바 있는 데다 특별히 얻는 것도 없이 정경유착(政經癒着) 등 각종 오해만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특히 대선의 해인 올해는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바로잡습니다]27일자 B2면 이코노카페▼

△27일자 B2면 이코노카페 ‘재계 인맥 정치권과 불가근 불가원’ 기사 중 ‘기업인 출신인∼적지 않습니다’ 부분이 중복 게재된 채 일부 지역에 배달됐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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