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항공기술… 기름 덜 먹는 배 나온다

  • 입력 2007년 8월 2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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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술을 가미한 새로운 개념의 배가 올해 첫선을 보인다.

현대중공업 민계식(사진) 부회장은 “항공기술과 조선기술을 결합해 연료 소모를 크게 줄인 8000t 규모의 첨단 컨테이너선을 독일 선박회사 하파글로이드에서 수주해 만드는 중”이라고 최근 밝혔다.

실제로 이 배의 연료 소모량을 독일국립선박해양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최대 6%까지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결은 배를 움직이는 프로펠러 뒤에 비행기 날개처럼 생긴 작은 날개를 단 것.

프로펠러가 돌면 그 주변의 물이 따라 돌면서 소용돌이 같은 물결(회전류)이 생긴다. 이는 배를 나아가게 하는 추력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에너지를 감소시킨다. 프로펠러 뒤에 붙인 날개는 추력을 도와주면서 회전류로 인한 에너지 손실을 줄여 주는 역할을 한다. 이 날개에는 ‘추력날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추력날개 선박 기술을 개발한 사람은 바로 민 부회장. 서울대,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매사추세츠공대를 거치면서 조선공학과 항공공학을 모두 공부한 덕분이다.

민 부회장은 “이번에 개발한 선박은 최근 조선산업 분야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도 단기간에 따라올 수 없는 기술”이라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는 과학기술부가 매년 선정하는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 10명 중 산업 부문의 수상자로 최근 뽑히기도 했다. 국제특허 200여 개, 논문 200편을 발표하는 등 연구하는 최고경영자(CEO)로서 업적을 인정받은 것.

민 부회장의 대표적인 업적은 바로 2000년 만든 ‘힘센엔진’. 구조가 단순하면서도 동급 세계 최고의 성능을 갖춘 육·해상용 디젤엔진인 힘센엔진은 올해 1분기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현대중공업의 ‘효자기술’로 자리 잡았다. 쿠바의 10페소짜리 지폐 뒷면에는 힘센엔진을 이용해 개발된 발전시스템이 그려져 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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