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입사 성공기]LIG넥스원 해외영업 담당 이수혜 씨

  • 입력 2007년 8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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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현장에서 ‘금녀(禁女)의 벽’이 무너지고 있다. 남성의 일자리로 여겨지던 영업 분야에도 여성의 진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방위산업체인 LIG넥스원에 입사한 이수혜(24·고려대 영문학과 졸업·사진) 씨도 그중 한 사람이다. “해외영업을 하고 싶다”는 이 씨의 꿈은 이 회사에서 이뤄졌다. 그는 요즘 미국 동남아시아 등지에 항공기 전자 장비를 수출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취업사이트에 ‘저는 왜 안 될까요’라고 누군가 질문하면 “여성이에요?”라는 답이 올라와요. ‘최악의 스펙(구직자들이 취업에 필요한 각종 자격과 경력 등을 일컫는 말)은 여성’이라는 말도 있어요.”

그는 여성이기 때문에 할 수 없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렸다. 오히려 여성들이 큰 관심을 두지 않는 ‘해외영업’에 도전했다.

그의 취업 비결은 ‘치밀한 계획’이다. 늘 다이어리를 들고 다니며 계획을 짜는 게 습관처럼 굳어졌다.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도 ‘개미’다. 호리호리한 몸매와 갸름한 얼굴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의 부지런한 모습이 ‘개미’를 닮았다는 것이다.

그는 1년간 미국 어학연수를 다녀와서 대학 4학년에 복학한 2005년 한국무역협회가 주관하는 국제무역사 자격증을 땄다. 무역영어 자격증도 취득하고 일본어 공부도 했다. 기본기를 다진 뒤 본격적인 실무체험에 나섰다.

2006년 한국무역협회의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해 한국 종합상사의 호주 현지법인에서 6개월간 일하며 ‘해외영업’ 실무를 익혔다.

이 씨는 “당시 ‘한국산 상품 수출 계약을 해보라’는 과제가 떨어져 장난감, 비데, 의약품 등의 수출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며 “실패와 좌절을 통해 발로 뛰는 무역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1976년 설립된 금성정밀이 모태인 LIG넥스원은 미사일 등 각종 유도무기를 생산하는 매출액 기준 국내 방산업계 5위의 회사. 대기업 수준의 연봉과 복리후생, 방위산업체 특유의 직업 안정성 등이 이 회사의 장점으로 꼽힌다.

정기 공채는 상반기(3∼4월)와 하반기(9∼10월)로 나눠 치러지며 연간 200여 명을 뽑는다. 올해 9월 중순경 하반기 공채를 할 계획이다. 이공계 출신 연구직 선발 비중이 높다. 사업 수주 실적이 좋으면 수시채용도 한다.

학점, 어학성적 등의 서류전형으로 3∼5배수를 뽑고 ‘직무적성검사(연구직의 경우 전공시험 시행)-면접’으로 최종합격자를 가린다. 전공이나 전문 지식이 뛰어날 경우 입사 후 어학 점수를 충족하는 조건으로 선발하기도 한다. 국방 무기체계에 전문지식이 있는 지원자는 가산점을 준다는 게 회사 측의 귀띔이다.

이 씨는 “무기체계에 대한 관심과 영어실력을 평가하는 면접이 꽤 까다로웠다”며 “면접 전에 국방 관련 영문 잡지를 주고 한글로 번역하라는 과제나 ‘왜 방위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영어로 답하라’ 등의 까다로운 질문을 받고 당황했다”고 말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인사 담당자 한마디▼

LIG넥스원은 모든 일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미래를 계획하는 ‘준비된 지원자’를 선호한다. 이수혜 씨는 남성 중심의 방위산업 영업방식에 변화를 줄 가능성을 보여줬다. 뛰어난 어학성적과 다양한 실무 경험은 해외 거래처와 상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기체계에 대한 이해, 영업에 대한 열정도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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