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생산기지”

  • 입력 2007년 8월 2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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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 귀현동 볼보그룹코리아공장은 스웨덴 볼보그룹의 굴착기 생산기지다.

볼보그룹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삼성중공업의 건설기계 사업부문을 사들여 한국에 진출했다.

당시만 해도 이 공장은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볼보그룹코리아는 생산 품목을 굴착기로 단일화해 2000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은 1조3100억 원. 굴착기 1만2000여 대 가운데 1만여 대가 해외로 팔려 나갔다. 특히 부품의 80% 이상을 국내에서 조달해 창원공장 인근의 협력업체 400여 곳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중국 베트남 등 해외로 빠져나가는 국내 기업과 달리 공격적으로 한국에서의 투자를 늘려 성공을 거둔 외국계 기업이 적지 않다. 이들 기업은 연 매출이 1조 원 안팎으로 웬만한 대기업과 맞먹는 데다 한국을 글로벌 생산기지로 삼고 있어 한국 경제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법인이 본사와 경쟁

엘리베이터 제조업체인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는 올해 상반기(1∼6월) 전 세계 27개 오티스 공장 중 일본 공장과 함께 최고 등급인 ‘골드’ 등급을 받았다.

한국의 수출 금액은 1억5000만 달러로 일본(4000만 달러)의 4배에 육박하기 때문에 사실상 ‘1등’을 한 것과 다름없다.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는 미국 오티스 본사와는 별개로 전 세계에 12개의 ‘새끼 법인’을 두고 있다. 1999년 LG산전의 엘리베이터 부문을 인수하면서 당시 법인을 그대로 남겨 둔 것.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 관계자는 “당시 해외 법인을 정리할까 고민했지만 오티스 경영진은 한국의 인력과 기술 개발 능력이 훌륭해 굳이 오티스 본사에 흡수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그 예상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에서 만든 엘리베이터가 오티스 본사의 중국법인에서 만든 제품과 경쟁하는 일이 벌어질 정도로 한국법인의 경쟁력은 높다.

○“한국 인력-기술능력 뛰어나”

독일 지멘스는 한국을 메디컬 제조 사업의 생산기지로 삼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경기 성남시 분당에 자리한 ‘지멘스 메디컬 연구개발(R&D) 센터’의 연구원 150여 명이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이 개발한 의료용 초음파 진단기인 ‘소노라인 G40’은 미국 등 세계 각지로 수출되고 있다. 서유럽과 일본 미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다.

특히 부품을 생산하는 자회사인 경북 경주시 건천읍 ㈜초음파기술은 전 세계 10여 개의 공장 중 유일하게 핵심 부품을 일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꼽힌다.

한국바스프도 지난해 매출액(2조460억 원)의 절반 이상을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 수출로 벌어들였다.

이 회사는 1997∼98년 집중적으로 국내 기업(한화바스프, 동성화학의 폴리올사업부, 효성바스프, 대상그룹의 라이신그룹)을 사들여 몸집을 키운 후 울산, 전남 여수시, 경기 안산시 등 전국에 6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접착식 메모지인 포스트잇으로 유명한 한국쓰리엠은 올해 7월 1400억 원을 들여 경기 화성시 장안 첨단지방산업단지에 산업용 방진(防塵) 마스크 공장을 세웠다. 이 공장은 3M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세운 산업용 마스크 제조공장으로 여기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절반은 수출된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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