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누명 옥살이… 959억원 배상금

  • 입력 2007년 8월 2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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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혐의로 30여 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조 살바티 씨(오른쪽)와 남편의 결백을 믿으며 옥바라지를 해 온 마리 씨 부부가 지난날을 회상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살인 혐의로 30여 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조 살바티 씨(오른쪽)와 남편의 결백을 믿으며 옥바라지를 해 온 마리 씨 부부가 지난날을 회상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살인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됐다 30여 년 만에 무혐의로 풀려난 두 남자. “죽이지 않았다”는 남편의 말만 믿고 꿋꿋이 가정을 지키며 옥바라지를 한 두 아내. AP통신은 16일 미국 보스턴에 사는 조 살바티 씨와 그의 아내 마리 씨, 그리고 피터 리모네 씨와 그의 아내 올림피아 씨 등 두 부부의 삶을 소개했다.

이들에게 파란이 닥친 것은 1967년 10월. 살바티 씨와 리모네 씨는 1965년 발생한 조직폭력배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다른 ‘공모자’ 2명과 함께 연행됐다. 이어 재판에서 살바티 씨는 무기징역, 리모네 씨는 사형을 선고받았으며 리모네 씨는 이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살바티 씨는 항소해 감형 조치를 받아 1997년 석방된 뒤 자신과 리모네 씨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2001년 주법원은 마침내 이들의 무죄를 인정했다.

재판에서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두 명이 살바티 씨와 리모네 씨가 누명을 쓴 것을 알면서도 주요 정보제공자인 실제 살인범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를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방법원은 지난달 살바티 씨와 리모네 씨 및 공모자로 몰려 옥살이 도중 사망한 2명 등 4명에게 1억170만 달러(약 959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마리 씨는 남편이 “내가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는 걸 당신이 알아줬으면 해”라고 한 말을 믿었다. 올림피아 씨도 남편이 살인자라면 이혼했을 것이라며 “단 한순간도 의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미 황혼에 접어든 두 부부는 배상금을 손자와 증손자들의 대학 등록금으로 쓸 계획이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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