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위기 경찰 야구단 “휴~”

  • 입력 2007년 8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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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가 없어 해체 위기에 처한 야구단이 있었다.

2005년 12월에 창단해 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경찰청 야구단.

프로야구 롯데 거포 출신으로 초대 감독을 맡은 김용철 감독을 16일 경기 고양시 벽제의 경찰수련원에서 만났다.

경찰청 야구단은 올해 초 국방부가 2012년까지 전투, 의무경찰을 매년 20%씩 감축해 완전 폐지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해체될 위기에 처했다. 현재 뛰고 있는 25명은 내년 1월이면 모두 제대하게 돼 충원이 안 될 경우 뛸 선수가 없는 것.

해체 위기로 가슴을 졸이며 6개월을 보낸 김 감독은 최근 경찰청으로부터 25명의 선수를 새로 뽑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그동안 여러 사람들 만나 경찰 야구단의 존립에 대해 설명하고 다녔다”며 “심한 말로 바짓가랑이 붙들고 살려달라고 사정했다”고 회상했다.

경찰청 야구단은 9∼10월경 선수단 모집 공고를 내고 11월경 공개테스트를 거친 뒤 선수를 선발할 예정이다. 보통 합격자 발표 보름 뒤 입대하고 7주간 훈련을 받으면 야구단에 배치돼 내년 1월이면 경찰청 야구단 제2기를 출범할 수 있게 된다.

김 감독은 “사실 25명으로는 선수 명단을 짜기조차 힘들다. 부상 선수가 3명만 되면 투수가 대주자로 나서고 외야수가 내야수를 맡아야 한다”면서도 “팀이 해체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 야구단에는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이 들렸다. 프로야구 신인 2차 지명에서 투수 심세준이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것.

김 감독은 “오랜만에 삼겹살 파티라도 해야겠다”며 활짝 웃었다.

고양=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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