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에 창단해 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경찰청 야구단.
프로야구 롯데 거포 출신으로 초대 감독을 맡은 김용철 감독을 16일 경기 고양시 벽제의 경찰수련원에서 만났다.
경찰청 야구단은 올해 초 국방부가 2012년까지 전투, 의무경찰을 매년 20%씩 감축해 완전 폐지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해체될 위기에 처했다. 현재 뛰고 있는 25명은 내년 1월이면 모두 제대하게 돼 충원이 안 될 경우 뛸 선수가 없는 것.
해체 위기로 가슴을 졸이며 6개월을 보낸 김 감독은 최근 경찰청으로부터 25명의 선수를 새로 뽑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그동안 여러 사람들 만나 경찰 야구단의 존립에 대해 설명하고 다녔다”며 “심한 말로 바짓가랑이 붙들고 살려달라고 사정했다”고 회상했다.
경찰청 야구단은 9∼10월경 선수단 모집 공고를 내고 11월경 공개테스트를 거친 뒤 선수를 선발할 예정이다. 보통 합격자 발표 보름 뒤 입대하고 7주간 훈련을 받으면 야구단에 배치돼 내년 1월이면 경찰청 야구단 제2기를 출범할 수 있게 된다.
김 감독은 “사실 25명으로는 선수 명단을 짜기조차 힘들다. 부상 선수가 3명만 되면 투수가 대주자로 나서고 외야수가 내야수를 맡아야 한다”면서도 “팀이 해체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 야구단에는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이 들렸다. 프로야구 신인 2차 지명에서 투수 심세준이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것.
김 감독은 “오랜만에 삼겹살 파티라도 해야겠다”며 활짝 웃었다.
고양=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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