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인도를 산업메카로”

  • 입력 2007년 8월 17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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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인도를 전략적 산업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구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기업들의 직접투자를 늘려 성장잠재력이 큰 인도시장을 선점하는 동시에 유럽을 향한 수출 전진기지로도 이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본 정부는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를 통해 중국의 패권을 견제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1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3일 인도를 방문해 만모한 싱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수도 뉴델리와 항구도시 뭄바이 간 ‘산업대동맥 구상’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이와 관련해서 일부 지역의 송전망과 하수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정비사업에 차관 396억 엔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인도 정부가 SOC를 획기적으로 정비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산업대동맥 구상은 원래 일본 정부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과거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에 기여한 ‘태평양벨트 구상’을 토대로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해 11월 인도 정부에 제안했다.

이 구상은 뉴델리에서 뭄바이까지 1483km를 고속화물철도로 연결하고 철도를 중심으로 폭 150km에 산업시설을 집중시킨다는 내용. 이 구상이 실현되면 일본 국토 면적의 1.15배에 이르는 방대한 산업지대가 조성된다.

일단 고속화물철도 구상만 실현되더라도 인도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자동차 회사인 스즈키는 뉴델리 근처에 지금까지 1000억 엔을 들여 자동차 생산시설을 지었고 2010년까지 2000억 엔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스즈키가 여기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유럽과 중동으로 수출하려면 뉴델리와 뭄바이를 잇는 철도망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달 초 뉴델리 근처에 제2공장 건설을 시작한 혼다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경제산업상은 지난달 초 스즈키 오사무(鈴木修) 스즈키 회장을 단장으로 한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인도를 방문해 산업대동맥 구상 실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벌였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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