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치관 조사]‘세계화’에 취약한 한국인

  • 입력 2007년 8월 1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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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자신을 ‘세계 시민’으로 생각하는 정도가 외국인에 비해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5∼2007년 조사에서 한국인은 ‘나를 세계 시민으로 생각한다’는 문항에서 100점 만점에 평균 63.14점을 받아 28개 조사 대상국 중 17위를 기록했다.

세종대 이남영 행정대학원장은 “사회경제 구조는 빠른 속도로 세계화하는 데 반해 시민의식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다”며 “외부 세계에 대한 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동북아 3국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협력 체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소리는 높지만 한국인이 자신을 지역공동체의 일원이라고는 잘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 자신을 지역공동체 일부분으로 생각한다’는 문항에서 한국인은 평균 67.30점으로 28개국 중 26위를 기록했다. 한국인은 15.9%만 ‘강한 긍정’이라고 답해 이 항목 최하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21위(72.19점)를 기록했다.

반면 동남아국가연합(ASEAN)에 속한 베트남(1위), 말레이시아(5위), 인도네시아(15위)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공동체 의식을 보였다.

세계화 의식과 상응하는 국가 정체성과 관련해 ‘한 나라의 시민이 되려면 반드시 그 나라에서 태어나야 한다’는 문항에 한국인은 ‘대단히 중요하다’ 19.4%, ‘중요하다’ 38.1%, ‘중요하지 않다’는 42.5%를 나타냈다. 26개 조사 대상국 중 20위를 기록해 국가 정체성에 대해 상대적으로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중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스웨덴(85.4%)이 가장 높았고 다음은 호주(70.2%), 독일(64.2%), 대만(57.5%), 핀란드(53.5%) 순이었다.

그럼에도 한국인은 한 국가에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다양한 인종이 함께 사는 것’이라는 문항에서 10점 척도 중 5.96으로 27개국 중 23위에 그쳤다. 특히 이 문항의 보기 중 ‘다양한 인종은 국가의 통일성을 훼손한다’는 항목에 22.6%가 응답해 이 항목에서 27개 조사 대상국 중 22위를 나타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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