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6자 당사국 갈등 조장 의도 …”

  • 입력 2007년 8월 1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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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에 응한 것은 화해의 신호라기보다는 ‘냉소적인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경제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신호(11일자)에서 진단했다.

이 잡지는 “정상회담에 기대가 크지만 북한이 진정 냉전에서 탈피할 준비가 됐다고 믿기는 아직 이르다. 김 위원장의 목표는 정권 유지일 뿐”이라며 “노무현 대통령도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정상회담에 임하는 김 위원장의 계산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먼저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자신의 입지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12월에 열릴 한국 대선에서 대북 강경노선을 고수하는 야당의 집권을 막을 수 있는 카드이기 때문.

또 다른 속셈은 6자회담 당사국들 사이에 불화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6자회담에서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은 상충하는 목표를 가진 불안정한 연합체다. 북한은 중소 분쟁, 미중 갈등, 한일 관계 악화 등 국제체제의 균열 속에서 생존해 온 만큼 한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5개국 사이의 갈등을 조장하고 이를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이 잡지는 “실제 정상회담의 성과는 거의 없겠지만 북한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외교적 진전이 있는 듯한 인상을 주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이런 방식으로 김 위원장이 한국 정치 상황에 개입하기를 원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어떤 감언이설이나 허세도 국제사회의 불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단호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이 잡지는 지적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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