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도 ‘자연’스럽게

  • 입력 2007년 8월 1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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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특성-원료 돋보이게 설정

“자연물 본떠 신선함 강조 효과”

쌀알 형태의 전기밥솥, 피망 모양의 냄비, 바나나처럼 생긴 휴대전화….

‘자연을 본뜬 디자인’이 뜨고 있다. 참살이 열풍으로 식물을 재료로 만든 화장품, 의류, 세제 등이 쏟아지더니 요즘은 야채나 과일 등 식물의 형태를 디자인으로 채용한 제품들이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는 것.

웅진쿠첸 ‘크리스탈 서라운드 황동IH 압력밥솥’은 외관이 ‘쌀알’ 모양이다. 디자인 개발 단계에서 소비자 300∼400명의 반응을 조사해 쌀알과 비슷해 보이는지 검증까지 한 제품. 옆에서 볼 때 한 톨의 쌀알 같은 디자인을 내기 위해 제품의 각(角)을 없애고 부드러운 곡선미를 강조했다.

웅진쿠첸 상품기획팀 박선정 팀장은 “전기밥솥안에 쌀이 들어가니까 쌀알 모양이 소비자에게 호소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조리기구 브랜드 ‘르쿠르제’는 과일과 야채 모양의 주물냄비가 독특하다. 빨간색 피망, 보라색 가지, 주황색 호박 등 알록달록한 색상과 톡톡 튀는 디자인이 특징. 이 브랜드는 지난해 4월 현대백화점 본점과 목동점에 입점하며 국내에 첫선을 보인 뒤 매장을 늘려가며 주부들에게서 인기를 끌고 있다.

코카콜라의 주스 브랜드 미닛메이드는 오렌지 껍질을 벗겨 놓은 듯한 용기 디자인으로 신선함을 강조했다. 미닛메이드는 한국 진출 2년 만인 지난해 국내 매출이 전년보다 40%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CJ가 7월 말 내놓은 ‘백설유 황금참기름 진(眞)’은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 제품. 마치 소비자가 참깨를 손으로 직접 짜서 참기름을 한 방울 톡 떨어뜨리는 듯한 느낌을 갖도록 만들었다.

바나나 모양을 본떠 만든 LG전자의 ‘바나나폰’은 4월 시판 이후 지금까지 5만여 대가 팔렸다. LG전자가 당초 예상한 6개월 판매 물량이 4개월 만에 동이 난 것.

바나나폰을 디자인한 LG전자 MC디자인연구소 강석규 주임연구원은 “손에 쥐기 편하고 얼굴 모양에 맞게 둥글게 휜 슬라이드 휴대전화를 디자인하다 바나나와 모양이 비슷해 ‘바나나폰’이라는 애칭을 지었다”고 말했다.

경희대 디자인학부 최명식 교수는 “자연물의 형태를 그대로 본뜬 디자인은 소비자들에게 참살이, 신선함 등의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면서 감성을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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